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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1위 시리즈 - 곡물자급률 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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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정말 꼴찌인지 확인을 할 수 없었다. 나라마다 기준과 산출방식이 많이 다르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곡물자급률과 식량자급률을 따로 계산하는 국가와 합치는 국가가 혼재한다는 점이었는데, 이를 도무지 구별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꼴찌임이 거의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조사한 자료를 봐도 확실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통계로 본 세계 속의 한국농업]을 살펴보면, 우리 나라의 곡물자급률은 최하위이다. 곡물자급률이 100%가 넘는 국가들인 호주, 캐나다, 미국 등은 곡물을 수출한다. 중국은 10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91.9% 로 해외에서 곡물을 들여오지 못해도 자생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가 안 된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곡물 가운데 80% 이상은 해외에서 들여온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의 빵 가격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리고 지금 국제정세는 매우 불안정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은 당연히 식량을 포함한 여러 국제질서를 뒤흔든다. 

 

만약 우리나라에 곡물을 수출하던 국가가 자국민 수요를 이유로 수출을 안해주기 시작한다면 바로 식량 안보의 위기가 시작되는 위태롭기 짝이 없는 구조다. 이에 따라 농축산물 무역수지 적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비단 국제정세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도 큰 문제다. 기후변화에 의해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대지가 계속 이동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미래에는 시베리아 혹은 남극대륙이 지구 최대의 곡창지대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곡창지대는 더 이상 농사가 불가능해질지도 모른다.  현재의 곡창지대와 미래의 곡창지대 모두 해수면 상승에 대응을 못해서 일순간에 상실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미 해외의존도가 높은 물자가 수입되지 않을 때 어떤 상황이 생기는지 경험한바 있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도 이미 기술력이 높았던 한국기업들이 이를 기회로 대부분 국산화에 성공했다. 결과론이지만 심지어, 일본의 수출규제가 축복이었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다. 

 

비슷한 예로 중국의 요소 수출제한으로 인한 요소수 대란이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요소 수급에 차질이 생길것을 염려해 수출 제한을 감행한 것이다. 당시 디젤을 주연료로 하는 화물차들이 운행을 못할 정해 물류 대란을 우려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식량에서 같은 일이 생기면 어떻게 될까? 반도체나 물류가 마비된다고 사람이 당장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식량위기가 발생하면 그야말로 죽고사는 문제가 된다. 

 

외국 뉴스에서 재난상황에서 보던 식료품점에 대한 약탈, 사재기 등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웃을 공격하여 식량을 약탈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으란 법이 없다. 인간은 며칠 굶으면 눈이 뒤집히게 되어 있다.

 

세계농업에 실린 성진근 교수의 [글로벌 식량위기와 한국의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현실적 전략]을 읽어보면, 우리나라가 무역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불과 2개월이다. 쌀과 계란, 우유 등을 빼고는 국산품으로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최근에는 쌀마저도 100% 자급해 오다가 80%로 떨어져 버렸다 (쌀 소비가 엄청나게 감소했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경제력이 좋아 당장 느낄 수는 없지만, 국제식량가격이 매년 상승하는 통에 세계 인구의 1/7 은 영양결핍인구이다. 다시 말해 굶주리고 있다는 뜻인데, 이는 언제 어디서 전쟁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말과 같다. 

 

이 논문에 나온 대책을 읽어보면 학자로서는 공감되지만, 매일 3끼를 먹고 사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실감나지 않는다. 당장 취할 수 있는 정책들은 소위 '아랫돌 뽑아 윗돌 괸다'는 느낌이 든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으로 제시된 방안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 주지만 과연 경제적인 상황이 실현가능한 수준으로 받쳐줄까가 염려되는 수준이다. 

 

정치, 경제적으로 풀어가는 방법이 많지만, 과학자가 볼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식량생산량을 증가시키는 것뿐이다. 농업산업 전체를 리모델링 해야 하고, 이제 그만 거부감을 줄이고 GMO 작물을 수용해야 한다 (이미 많이 먹고 있는데 잘 모를 뿐이다). 약간의 식단개선도 필요하며, 농촌에 대한 처우개선도 필요하다.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데, 누가 선뜻 고통을 감내할까. 당장 필자조차도 식단개선하기가 싫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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