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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심리학 - 인지부조화 - 왜 틀린걸 맞다고 우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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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하게 틀린것을 맞다고 우기는 경우가 있다. 돌이켜 보면 필자 역시도 이런 오류를 범한 적이 상당히 많다. 

 

이것은 자존심일 수도 곤조일 수도 있고, 정치적 경제적 이익 때문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인지부조화]에 의해서 틀린 것을 맞다고 우기는 경우가 생긴다. 오늘은 이 인지부조화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인지부조화는 설명보다는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가 쉽기 때문에 사례 위주로 설명하도록 하겠다. 

 

사례1.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여러명의 사람들은 "사난다" 라는 이름으로 된 편지를 받았는데 그해 12월 21일 자정에 대홍수가 일어나 인류가 종말을 맞게 되는데 사난다 신을 믿는 사람들은 모두 구원을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이 중에는 평범한 가정주부도 있었고 이름있는 외과의사 겸 의과대학 교수도 있었다. 

 

이들은 사난다 신을 모시기 위해 사난다 종교를 급조하여 만들었다. 유명한 외과의사 겸 의과대학 교수인 암스트롱 박사는 환자들에게 사난다 신을 믿으라고 설교를 하다가 병원에서 해고당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지구에 종말이 오고 자신들은 구원을 받는 판에 세속적인 것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었다. 

 

이들은 12월 21일 지극히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사난다교 신자인 메리언 키치의 집에 모였다. 이들은 직장도 그만두고 집도 팔아치운 상태로 구원받기 위해 모였다. 시간이 흘러서 인류가 종말을 맞게할 대홍수가 발생한다는 시점에 당연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12시에 갑자기 창밖으로 강한 빛이 새어 들어왔고 신자들은 놀랐으나, 방송국 취재차량이었다. 

 

시간이 더욱 흘러 새벽이 되자 사난다 교와 종말론은 모두 거짓이었음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 대홍수는 커녕 비도 오지 않았고, 구원받는 다는 신도들과 그렇지 않은 비신도들 모두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새벽에 사난다 교 신자들은 취재나온 기자들을 집 안으로 안내하고 차를 대접하였는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신자들이 의기소침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상기되어 있었던 것이다. 본인들이 밤새 너무 열심히 기도를 하였고 이에 감응한 사난다 신이 홍수를 내리지 않았다고 믿고 있던 것이었다. 

 

이 사례는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가 인지 부조화 이론을 만드는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사례2. 

 

줄기세포 연구분야에서 황우석 전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자였다. 해당 분야의 연구비를 독식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다른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연구비가 늘 부족하여 제대로 된 연구를 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과학저널 Science 지에 투고한 논문에서 포토샵을 활용한 사진조작이 들통났고, 연구비 유용과 난자기부과정에서의 부정행위가 드러났다. 황우석 전 교수는 파면되었으며, 우리나라 줄기세포 분야 전체에 큰 타격을 입혔다. 연구가 거짓이었음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것인데도 불구하고 일부 지지자들은 이를 인정하지 못했다. 급기야는 조작이 있었어도 줄기세포만은 진짜라며 국익을 위해서 황우석 교수를 지지한다고 나섰다. 

 

사례3. 

 

한국 전쟁 당시 중곤군들은 미군 포로들에게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글을 쓰게 한 후 쌀이나 사탕, 담배등을 주었다. 포로들은 생존을 위해서였지만 사소한 상품을 받기 위해 자신들의 믿음과 상반된 공산주의 찬양글을 쓴 현실에 괴로워했다. 일부의 미군 포로들은 심리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아예 자신의 믿음을 바꾸어 버렸고 정말로 공산주의로 전향했다. 자신은 쌀이나 사탕 담배등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공산주의가 우수해서 전향한 것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해 버린 것이었다.  

 

결론.

다소 극단적인 사례들을 들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인지부조화가 어떤 것인지 이해했으리라 본다. 핵심은 인간이 자기가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틀린 것조차도 사실로 자기합리화 해버린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인 듯 하기도 하지만, 상기의 중공군 공산주의자들처럼 이를 이용하는 사례도 많다.

 

조직에 충성심을 기르기 위함이라면서 아주 심한 신고식을 치르게 하는 것을 보자. 명백하게도 심한 신고식을 잘못된 것이지만 조직의 충성심을 근거로 하여 본인이 옳다고 믿어버리는 인지부조화 내지는 자기합리화가 발생한다. 

사이비 종교 집단이 신도들에게 맹목적인 신체적 봉사나 엄청난 재산을 헌납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외부에서 볼 때는 어떻게 저런 것에 넘어가나 싶지만, 신도들의 인지부조화를 아주 악독하게 이용한 것이다. 

 

마케팅 기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터무니 없는 고가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고객들이 비싸다고 믿으면 인지부조화가 발생하여 그 제품의 하자나 불량도 눈을 감게 된다. 내가 비싼 돈을 주고 샀으니 그 제품은 좋은 제품이어야만 한다. 

 

어그노벨상까지 수상한 유명한 연구중에는 플라시보 효과와 인지부조화를 적용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다.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은 가짜 약도 진짜라고 믿을 경우 실제로 효험이 발생하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 자체는 환자가 약이 가짜인걸 모르기 때문에 인지부조화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짜 약에 가격을 매길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실험 결과 비싼 가짜 약이 저렴한 가짜 약보다 훨씬 효과가 좋았던 것이다. 피험자들은 모두 가격을 알고 있었다.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인지부조화가 너무나도 흔하다. 정치인들이 자신이 입안한 정책이 잘못되었을 때, 자신의 결정을 합리화하려는 현상이나, CEO들이 자신의 결정이 무조건 옳다면서 큰 손해를 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현상. 주식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이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나 듣고 싶은 정보만 취사선택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식적으로 외면하는 경향 등이 모두 인지부조화의 예이다. 

 

어떤 현상이나 사실을 완전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모든 일을 완전히 객관적으로만 바라보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인지 부조화를 극복하고 적당한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성공하는 지름길이다. 

 

요약.

어떤 사람들은 자시들의 믿음이 틀린 것으로 판명되었을 때, 잘못된 믿음을 인정하기보다는 현실을 자신의 믿음에 맞게끔 왜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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