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작년 말(정확히 12월 31일) 부로 대학을 그만두고, 올해 초(1월 1일)에 한 바이오 회사로 직장을 옮겼다.
제안받은 직책은 CTO 였다. 지식인으로서 열심히 살아왔고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CTO가 뭔지 몰라서 구글에 검색해 봐야만 했을 정도로 회사라는 것에 무지하였다.
처음에는 이상할 정도로 대학과 큰 차이가 없었다. 정부과제를 수주하기 위한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 심사받고,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발표평가를 해서 과제를 땄다. 정신없이 과제에 집중했다.
반년 정도가 지나자 회사의 예산을 한푼도 안 쓰고도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정부과제를 수주하였고, 투자도 받았으며, 우리회사의 파이프라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매출도 발생하였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회사를 잘 운영해 온거 같겠지만, 실상 의외의 곳에서 어려움을 크게 겪었다. 바로 팀 빌딩, 인재채용 부분이었다.
연구행정을 담당하던 직원은 나름 친하게 지냈고, 인간적으로 괜찮았다고 느꼈지만, 대부분의 직장관계가 그렇듯 상대방은 다르게 느꼈었나 보다. 잡플래닛에 회사에 대한 악평을 써 놓았으니 말이다. 악평의 내용중 뼈아픈 부분은 다음과 같았다. "대표가 지인을 데려와서 윗사람으로 앉힘".
지인 추천을 통해 입사한 직원이 몇 명 있었고, 그 중에는 본인도 포함된다. 리쿠르트나 헤드헌팅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비난받을 일인 건지 잘 모르겠다. 특히 임원급 인사는..... 앞으로도 계속 리쿠르트를 통해 뽑을 수밖에 없을 거 같다.
또 하나 가슴아팠던 것은, "시도때도 없이 회의를 함" 이라는 부분이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회의가 잦았다. 직원들의 의사를 직접 물어야 할 경우, 일정을 따로 잡는거보다는 즉시 회의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작은 기업일수록.
두번째로 뼈아프게 퇴사한 직원은 어딘가에 후기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로 마찰이 많았다. 스스로의 가치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였고, 실제로 이전에는 그런 역량을 발휘했던거 같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회사에서는 전혀 그 역량을 발휘하지 않았다. 역량은 발휘하지 않은 상태로 대표와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하고, 직속상관인 나하고도 언성을 높이면서 다투었다. 내가 듣기에는 본인이 일을 못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으니 본인 사정을 이해하라는 거였는데, 어떤 사정이 있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공감하기가 힘들었다.
이제 인재채용을 하려고 여기저기 채용공고를 다시 냈고, 검토결과 몇 명의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면접을 어떻게 봐야할지 막막하다. 내가 과연 면접시간에 제대로 옥석을 가리고 인재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인가. 솔직히 자신은 없다. 현실적으로 몇달 같이 일해보지 않고서야 옥석을 가리는게 가능할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지인추천이 선호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어떻하랴. 이번주에 면접을 보고 최소 1명 이상의 연구원은 꼭 뽑아야 한다. 부디 좋은 사람 뽑아서 오랫동안 재직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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