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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백신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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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순진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된 지금, 백신 접종을 모두가 쌍수를 들고 환영할 줄 알았으니 말이다. 

 

백신을 접종하면 당일날 휴식을 권고하고 있고, 다음날부터 근육통이나 발열, 감기몸살 기운 등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반드시 휴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들려오는 소식으로는 고용인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보다. 금요일 오후에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가 하면, 백신 접종 시 연차를 소진하라고 하는 회사의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나는 이런 사태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백신 공포증도 아니고, 부작용 염려도 아니고, 휴가가 문제라니? 정부는 백신 접종시 연차 소진 없는 유급 휴가를 권고하고 있으나, 말  그대로 권고일 뿐이다. 정부가 기업에 강제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그럼 여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나라는 공산주의 국가라는 소리인가? 보너스를 주라는 소리도 아니고 접종 기간 동안 아플 가능성이 대단히 높으니깐 쉬게 해주라는 거다. 정 안 되면 병가 처리하여 연차를 소진하지도 않고 유급휴가로 처리할 수 있지 않은가? 

 

직원들이 백신 접종하고 안전해져서 돌아오는 데, 하루 연차소진 없이 유급휴가 주는게 그렇게 아깝단 말인가? 당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필자가 백신 접종 예약을 할 때도, 주변인들이 잔여백신 예약을 시도할 때도, 원하는 시간 요일을 딱 맞게 선택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예약에 성공한 사람들은 기회가 왔을 때 망설이지 않고 바로 예약해버린 사람들이다. 그런데 직장에서 이걸 반드시 무슨 요일, 어떤 시간에 맞으라고 하는 건 하지 말라는 소리다.

 

1년이 넘는 코로나 사태에서 방역보다 우선시 될만한 일이 과연 몇 개나 되는지 잘 생각해 보자. 만에 하나 감염되었고 직장 내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면 어떤 피해를 볼지 잘 헤아려 보자. 아니 그 모든 걸 떠나서, 인도적으로 백신 좀 편하게 맞게 좀 해주자. 

 

포털사이트 검색을 해보면 많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접종일과 이후 2-3일 연차소진 없이 유급 휴가 처리를 해준다고 한다. 하지만 뉴스에는 백신 접종시기를 금요일 오후로 강제한다던가, 연차를 소진하고 쉬라고 한다던가, 심지어 무급휴가로 처리해버린다는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각각의 판단에 맡기면 유불리를 따져서 안 해 버리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할 수 밖에 없는 일, 그런 일을 하라고 국가가 있는 것이라 배웠다. 백신 접종한다고 하루 이틀 근로자가 쉬면 회사가 손해이니 회사 입장에서는 못마땅할 수도 있는데, 이럴 때 국가가 나서줘야 하는 것 아닌가? 백신 접종했다고 대단한 인센티브를 주자는 말이 아니다. 그저 방역을 위해서 부작용을 참고 견디는 사람들에게, 부작용을 참고 견디면서 일까지 하는 고단함을 덜어주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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