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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메르스로 얻은 교훈, 코로나로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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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때 온 나라가 뒤집어지는 난리가 났지만, 지금 코로나 19 사태와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다소 민망하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때 K 방역은 온데간데 없고,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낙타가 없다시피 한 나라에서 세계에서 2의 피해를 입었으니 말이다. 당시 사망자만 38명이었고, 1만 2천명이 격리되었었다. 혹시 한국인이 메르스에 유전적으로 취약한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까지 했었다. 당시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던 모 대형병원은 언론과 SNS를 통해 누구나 어느 병원인지 알면서도 뉴스에서 말 못하는 촌극이 일기도 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이런 치명적이고 대규모로 유행할 수 있는 전염병에 제대로 대응할 만한 인식도 조직도 법망도 없었다. 마치 지금 서구 선진국들이 코로나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메르스 사태 당시 예방 포스터. 실제로 중동 여행서 낙타유를 마시고 감염된 사례가 나타나는 등, 필요한 포스터였음이 증명되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낙타를 피하는 것이 예방법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우리 나라는 메르스 사태로 피해를 입으면서 확실히 큰 교훈을 얻었다. 당시 진단검사에 대한 정책이 없어가지고 확진자를 판별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방역작업을 제대로 시작할 수조차 없었다.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 된 후 2016년 질병관리청과 정부는 국가 방역체계부터 개편하고, 진단검사 관련 부서를 마련했고, 진단검사 전략도 추진했다. 우수한 IT 기술을 바탕으로 전국 624곳의 검체 확인을 전국에서 확인 가능한 시스템도 마련했다.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했을 때에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제도도 도입했다. 무엇보다 메르스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실제로 전염병을 얼마나 억제할 수 있는지 경험적으로, 또 실험적으로까지 확인하여 코로나 사태 때 효과적으로 대응하였다. 코로나 사태로 전국민의 신임을 받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당시에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묻지 않고 (사실 이 분이 당시에 근무중이었던 것은 맞지만 잘못한 것도 없고 책임자도 아니셨다), 발탁하여 당시 경험을 살리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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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 국가들은 오히려, 당시의 사스, 조류독감, 메르스까지 모두 별탈 없이 지나갔기에 코로나 사태 초기에 크게 방심한 탓이 크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때 크게 데였고, 이를 바탕으로 외양간을 크게 수리했고, 그 대가를 받아 누렸다. 2020년 12월 2일 우리나라는 K 방역이 단순 해외에서 부러워하는 국뽕이 아니라 실제임을 증명받았다. 바로 K-방역모델이 국제표준으로 ISO 에서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K 방역이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부러워하는 방역 시스템은 조만간 낡은 패러다임으로 바뀔 지도 모른다. 코로나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나라들이 각자 얻은 교훈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리 못지 않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K 방역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계속 한발 앞서 나가야 한다. 최고 속도로 백신 접종에 성공하고, 코로나 종식을 선포최초로 선포할 수 있으면 어느 정도 앞서나간다고 봐야 한다. (코로나 종식을 선포한 국가가 있기는 하지만, 인구밀도가 적은 환경 탓이 크다. 대도시와 높은 인구밀도를 지닌 국가중에는 아직 완전 종식을 선포한 나라는 없다).

 

방역작업의 국제 표준으로 채택된 K-방역

 

안타깝게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 엄청나게 앞서나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위탁생산 부분에서는 우리나라가 앞서나가는 듯 하다. 사실 이전에도 많은 의약품을 우리나라는 위탁생산하는 허브 역할을 많이 해 왔다. 인천 송도를 기점으로 깔리고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등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고, 인프라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마치 실리콘 밸리의 바이오 버젼을 보는 듯 하다. 

 

결론1. 질병초기에는 어느 나라나 우왕좌왕 하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메르스 사태 때 소 잃고 외양간을 훌륭하게 고쳤다. 그리고 그 대가를 받았고 누렸다. 이 일이 전혀 성향이 다른 2개의 정권을 넘어서 발생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결론2. 메르스, 사스, 조류독감 등의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소를 잃지 않은 많은 국가들은 코로나로 소를 잃은 정도가 아니라, 외양간을 통채로 날릴 지경에 이르렀다. K 방역이 잘한 점은 인정하고 이어나가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정치적으로 잘못 이용하면 다음번 전염병 사태 때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결론3. 백신 접종 속도는 놀랍고, 이를 가능하게 한 국민성과 IT 인프라에 큰 찬사를 보낸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공포를 누그러트리기 위한 정부의 배려(혹은 정책)이 필자는 아쉽다. 백신 휴가제도도 아쉽다. 오늘자 뉴스에 백신 접종자들에게 유급휴가를 지원해주는 제도가 이제 국회에서 의논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코로나가 다 지나갈 때까지 법이 나오긴 나올란가 모르겠다. K 방역의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 부분도 신경써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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