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21년 1학기에 기계바이오메디컬개론과 분자세포생물학특강이라는 2과목을 대학원에서 강의하였다. 분자세포생물학은 생물학에 치우친 과목이지만 기계바이오메디컬개론은 융합적인 성격이 짙은 과목이었고, 수업내용 중 많은 부분이 4차 산업혁명으로 기울어질 수 밖에 없었다.
3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 혁명, 즉 "모든 정보의 디지털화"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디지털화된 정보가 사물인터넷, 만능인터넷에 의해 모든 것에서 접근 가능하도록 연결되었다. 따라서 3차 산업혁명을 1차 정보혁명, 4차 산업혁명을 2차 정보혁명 이라고도 한다. 디지털 정보끼리의 인터넷을 통한 "초연결"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실체라고 볼 수 있겠다. 초연결에 사용하는 단말기가 스마트폰인지, 컴퓨터인지, 이를 구현하는 것이 인공지능인지 빅데이터인지, 연결에 필요한 이음매가 클라우드 컴퓨팅인지, 사물인터넷인지는 4차 산업혁명이냐 아니냐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이런 것들이 연결되고 구현되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터, 빅데이터, 모바일, 3D 프린팅, 로보틱스, 생명공학, 나노기술, 자율주행 등의 기술들이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섞이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 19 창궐 사태에서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4차 산업혁명기술, 특히 IT 기술들이 방역대책에 녹아들어가는 것을 온 몸으로 보았고, 그 혜택을 누리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인구의 12.5%가 코로나에 걸릴 때 우리나라는 0.2%만이 감염되는 기염을 토했고,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 중 2%가 넘게 사망할 때 우리나라는 1% 대의 사망률을 유지하였다. 어디서 누구에게 감염되었는지도 모르고 공포에 떠는 국가들도 있는 반면, 우리는 감염되었을지도 모를만한 밀첩 접촉자를 사전에 찾아서 검사하고 하루만에 결과를 확인한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저력은 국민성이나 정치력도 일부 기여했겠지만, 실상 대부분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력에 의한 것이다.
Real time PCR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 및 보건인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의사들의 수준도 높다. 이들은 코로나 검사를 신속하게 실시하여 하루만에 테스트를 완료하고, IT 기술의 도움으로 하루만에 결과를 통보해 주고, 국가정보에 등록할 수 있다. 의사들은 아나필락시스 쇼크나 백신에 의해 나타나는 드문 혈전증을 세계에서 가장 잘 대응하여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위험성은 아주 적다.
3차 산업혁명 때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로 바뀌었고, 4차 산업혁명과 함께(실은 조금일찍) 스마트 폰 안으로 들어와서 연결되었다.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은 모두 사진을 디지털로 제공하지만, 스마트 폰으로는 사진을 어디로든 보내고 받고 개시할 수 있다. 3차 산업혁명 때 우리가 들고 아날로그 방식의 워크맨, 마이마이 등은 CD와 MP3를 필두로 하는 디지털 음악기기로 바뀌었다. 4차 산업혁명 때는 이 기능들이 모두 스마트폰안으로 들어왔다. 스마트폰은 전화기이자, 카메라이자, 음악감상기이자, 컴퓨터이다. 독서와 쇼핑, 심지어 지갑마저도 스마트폰 안으로, 엄밀히 말하면 인터넷 세상 속으로 들어왔다. 스마트폰은 똘똘한 어떤 장비라기보다는 초연결된 인터넷 세상과 현실 세상을 연결해주는 매게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상당히 앞서 있다. 카카오톡을 필두로 한 다음카카오, 네이버 등은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뭐든 필요한 걸 척척 만들어낸다. 스마트폰과 사물 인터넷 기술을 통해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을 완벽하게 파악해 낸다. 단, 스마트폰을 가지고 움직였을 때만 말이다. 전국민의 동선 파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QR 코드 식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네이버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국민 QR 코드 인증을 가능하게 하였다. 이스라엘과 더불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고 있으며, 낭비되거나 폐기되는 백신 없이 노쇼백신, 잔여백신을 다음카카오나 네이버 어플에 의해서 바로바로 예약해서 소모한다. 4분기에(혹은 조금더 일찍) 모더나 백신과 노바백스 백신이 국내에 들어오면 빠른 시간 안에 전국민이 접종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바로 옆의 어떤 나라는 확보한 백신조차 종이로 된 접종권을 우편배달이 늦어져서 백신접종을 못하는 촌극을 벌이고 있다.
최소잔여형 주사기도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에 보탬이 되고 있다. LDS 주사기로도 불리는 이 최소잔여형 주사기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바이알 당 10명의 접종인원이 11~12명으로 늘어나게 했고, 화이자 백신은 1 바이알당 6명을 7명으로 늘어나게 하였다. 국내에서는 풍림파마텍, 두원메디텍, 신아양행이 개발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 프랑스에 수출하기로 되어 있고, 미국은 최소잔여형 주사기를 받는 대가로 화이자 백신을 조기공급함은 물론 300만명 분을 추가로 제공해주기로 하였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는 어두은 그림자도 있다. 가짜 뉴스는 "인포데믹스" 라고 부를 정도로 엄청나게 확산되어 백신공포증, 코로나무용론 등을 퍼트리고 있다. 정부의 대처도 아쉽다. 부작용을 겪는 이들에 대한 대책은 부작용을 겪는 접종자는 물론이고, 비접종자들의 공포심을 누그러트리는 데 아주 중요하지만, 인과관계를 규명하려고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인과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인과관계가 실제로 있어도 증명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는 소모적이고 쓸데없는 공포심과 거부감을 증폭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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