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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전염병 극복의 역사 1편 -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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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과연 만물의 영장인가. 인간은 이미 한참전에 농사를 짓고 국가를 건설하였으며, 종교를 만들고, 거의 모든 동물들에 우위를 점하여 생태계의 정점에 섰다고 믿었다. 하지만 인간에게도 천적이 있었는데, 바로 전염병이다. 인간은 최근까지도 미생물의 존재조차 몰랐고 번번히 천적에게 털렸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미생물과 바이러스가 보기에 인간은 단빅잴 옷이자, 먹이이자, 거주지일 뿐 (다시 말해 의식주일 뿐), 만물의 영장 따위가 전혀 아니었다. 

 

인간은 페니실린이라는 무기를 손에 넣은 후, 균(박테리아) 감염을 극복해냈다. 인간은 동물계 뿐만 아니라 균 이라는 천적마저 극복해낸 것이다. 아직 극복하지 못한 천적은 바이러스 뿐이다. 

 

19세기 헝가리 의사 이그나스 제멜바이스는 병원에서 손씻기의 중요성을 중요하다가 미친사람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 사실 제멜바이스도 미생물의 존재는 몰랐지만, 순전히 통계적으로 손을 씻는 그룹인 산파와 손을 씻지 않는 그룹인 의사들의 환자들 사망률이 다르다는 것으로 그렇게 주장한 것이었다. 손을 안 씻는 의사들이 관리하는 산모들은 천명당 98.4명이 사망하였지만, 손을 씻고 산모들을 다루는 산파들의 경우에는 산모 천명당 36.2명만 사망했던 것이다. 제멜바이스의 병원은 손씻기로 인해서 산모 천명당 사망율이 12.7건까지 줄었지만, 다른 병원의 의사들까지 설득시키지는 못했다. 사망율이 천명당 98.4명에서 12.7명까지 줄어들었는데도 설득이 되지 않은 걸 보면, 그 시대 의사들도 지독하게 권위적이고 고집스러웠던 모양이다. (손 씻기는 방역의 시작입니다). 

 

이후 미생물의 존재가 알려지고, 손만이 아니라 위생이 중요하다는 것이 알려지고나서부터는 비위생적인 의료환경으로 인한 감염이 크게 줄어들긴 했다. 하지만 전염병이 창궐할 경우 감염율이 조금 떨어졌을 뿐 속수무책인 건 마찬가지였다. 이게 그렇게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의 일이다. 100년이 조금 넘은 일이라는 것이다. 

 

20세기 초 인간은 드디어 미생물에 대항할 만한 무기를 손에 쥐게 되었다. 바로 최초의 항생제 "페니실린"이다. 생물학자들이 세포나 균등을 배양할 때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오염사고이다.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은 사실 오염사고에 의해서 발견되었는데, 푸른곰팡이를 배양하여 연구하여야 하는 동료 "라투슈"의 곰팡이 포자가 플레밍이 연구하던 포도상구균 배양접시로 오염된 것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이런 경우 "재수가 없었다"라고 생각하지만(필자도 오염사고가 발생하면 그냥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플레밍은 이를 면밀히 관찰하여 푸른 곰팡이의 주변에 있는 포도상 구균이 죽는 것을 확인해냄으로서 페니실린의 존재를 발견하였다.

 

출처. 미국 캘리포니아의 skyline 대학. 푸른 곰팡이의 주변으로 세균이 자라지 못하는 현상. 

 

이후 플로리와 체인이라는 과학자가 페니실린을 주사할 수 있는 형태로 정제해내는 데에 성공하였고, 임상실험에 들어갔다. 당시 패혈증으로 회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환자인 "앨버트 알렉산더"에게 페니실린을 주사하였더니, 하루도 안 되어 앨버트 알렉산더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비록 6일 후에 정제한 페니실린이 바닥나는 바람에 앨버트 알렉산더는 결국 사망하였지만, 이 일을 계기로 하여 페니실린은 대량생산되고 보급되었다. 

 

페니실린이 보급되기 전까지 인간은 사소한 상처만 입어도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전쟁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은 상처가 감염되어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페니실린의 보급으로 이런 일이 거의 없어졌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과 페니실린 정제에 성공하여 실용화시킨 플로리, 체인 3인은 1945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필자가 처음 포스팅을 시작할 때 균(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다른 것이라는 포스팅을 했었다. 인간은 페니실린과 그 후손들인 여러 항생제들 덕분에 이제 균(박테리아)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하지만 항생제들은 바이러스까지 다스릴 수는 없었다. 지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도 바이러스이다. 페니실린 등의 항생제로 치료할 수 없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엄청나게 많은 위인이 있다. 하지만 알렉산더 플레밍 만큼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한 위인이 또 있을까?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을 위인의 기준으로 본다면, 인류 최고의 영웅은 단연 알렉산더 플레밍 일 것이다. 

 

이제 전염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인간이 기술은 항바이러스제에 그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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