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잘 몰랐다. 오늘 신풍제약에 검색어 우선순위에 뜨고 여기저기서 물어볼 때까지는. 온통 변이바이러스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관련 이슈가 떴으니 응당 확인해 봐야겠다.
감염성바이러스 보유 환자에 피라맥스를 투여했을 때, 모든 피험자에게서 10일 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검출되지 않는 것이다.
신풍제약에서는 어제(2021년 7월 5일) 코로나 19 치료제 피라맥스의 국내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감염성 바이러스 고보유환자군에서 투약 3일차에 감염성 바이러스의 양이 2.8배 감소했다. 전체환자에서 중증으로 악화되는 환자비율은 55.4% 감소했고, 고위험군에서는 74.3% 감소했다.
또한 질환의 중증악화를 예측하는 조기경보점수의 경우, 투약전보다 악화되는 환자비율이 전체환자에게서는 34.9%, 고위험군에서는 35.7% 감소했다. 안전성 평가에서는 대조군(위약 투여그룹)과 차이가 없어 안전성 평가는 무사히 통과한 듯 하다. 어떠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물론 코로나 19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대조군과 실험군 모두 폐렴, 오심, 소화불량, 두통, 설사등의 증상은 있었다.
응당 아주 좋은 소식이지만, 이번 소식은 임상 2상이다. 충분한 인원을 대상으로 실험하지 못하였기에 나온 수치들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못하다. 효과가 없어서 유의하지 못한게 아니라 임상 2상이라서 그런 것이다. 사실 임상 2상은 약물의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 등의 부작용을 확인하는데에 그 방점이 있지, 약효를 확인하는데에 방점이 있지는 않다. 그래서 애초에 통계적으로 유의할 정도로 많은 사람을 피험자로 삼을 수 없게 되어 있다.
필자가 보기에 임상2상에서 이 정도 결과면 대략 성공이라고 봐야 한다. 임상 2상을 마친후 사라져버리는 신약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기대가 커서 실망이 큰 것일까? 조선일보 발 뉴스에는 신풍제약의 코로나 치료제 임상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 시총 1조 5100억원이 증발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주가가 단번에 30%까지 떨어진 것이다. 주식의 오묘한 섭리는 도저히 알다가도 모르겠다.
지금 당장 세기의 명약인 타이레놀이나 타미플루, 비아그라를 가지고 실험을 해도 임상 2상 결과는 경향성만 보이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실험에 참여한 샘플 수가 대단히 적기 때문이다. 샘플 수가 적으면 통계적 유의성은 당연히 나오지 않는데 왜 샘플 수가 적게 실험을 하는가를 물으면, 임상 2상의 목적 자체가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을 잡아내기 위한 것이라서 그렇다. 대중들이 원하는 결과는 무조건 임상 3상에서 나온다. 샘플수가 지극히 적은 임상 2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나온다면 솔직히 좀 수상하다.
진짜 약효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을 거쳐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약이 효과가 없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임상 3상을 하기 위해서는 응당 그 이전단계인 임상 2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백신이 코로나의 대규모 감염사태를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전염병을 확실하게 다스리기 위해서는 치료제가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현재 국내 치료제 현황을 살펴보면, 대웅제약의 카모스타트, 종근당의 나파벨탄, 신풍제약의 피라맥스, 부광약품의 레보비르, 동화약품, 이뮨메드가 있고, 셀트리온의 렉키노라, GC 녹십자혈장치료제, 엔지켐, 크리스탈지노믹스 카모스타트 등이 있다. 이중에 어느 것이 임상 3상을 통과해서 상용화될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변이별로 최적의 약이 달라서 여러 약품이 동시에 상용화될 수도 있겠다. 뭐라도 하루빨리, 환자들에게 처방해서 코로나가 완치가능한(혹은 관리가능한) 질병으로 다운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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