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서부터 수포자 라는 용어를 들으면 누구나 수학 포기자인줄 안다. 수포자라는 용어는 내신 9등급 도입 이후 생긴 것으로 기억되는데, 수능 만점자가 많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문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생겼다. 초등학생 10명중 3명 이상이 수학을 포기하고, 고등학생 10명중 6명이 수포자다. 학생들은 수학이 "어려워서" 포기한다고 답하지만, 그 실체는 따로 있다.
바로 수학 공포증이다. 트라우마의 한 종류로서, 수학을 그냥 어려워하거나 싫어하는게 아니라 무서워하는 것이다. 심하면 숫자나 수학 문제가 눈 앞에 있을 때, 숫자가 왜곡되어 보이기도하고, 계산속도가 늦어지며,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수학 공포증을 앓는 사람들은 수학문제가 강제된 상황에 처하면, 실제 통증을 느끼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된다. 실제 몸과 마음에 큰 고통을 느끼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학 공포증은 왜 생길까? 앞서 말했듯이, 수학 공포증은 트라우마이다. 수학 성적이 떨어졌다던가, 발표를 하다가 틀려서 창피한 경험이 수학 공포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부모나 선생님 탓이 크다. 조기교육을 하기 위해 어려운 문제를 풀기를 강요하거나 몰아붙이고 심하게 야단치거나 강제하고, 잘 못했을 때 체벌하거나 때린 경우, 수학 공포증이 생긴다. 자녀가 수포자라면 부모님들은 스스로를 먼저 돌이켜 봐야 한다.
혹시 극복할 수는 없을까? 모든 공포증은 극복이 가능하다. 쉽지 않지만, 본인이 공포를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면
공포증은 극복될 수 있다. 아무리 수학이 어렵고 복잡해도 수학이 절대 인간을 헤칠 수는 없다는 것을 먼저 인식시켜주고, 수학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 보도록 하자. 그리고 나서 재미를 붙이는 방향을 주면 좋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필자를 판단할 때, 전공 때문이닞 현재 직업때문인지, 수학을 잘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이다. 어찌저찌 입시과정은 잘 통과했지만, 사실은 순전히 암기력의 힘으로 통과했었다. 대학에서 첫 년도에 배운 미적분학 과목에서는 꼴찌를 했고, 재수강에서도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 고등학교때부터 수학 공포증이 좀 있었지만, 대학 때 수학 공포증이 제대로 생긴 거 같다. 석사학위논문을 쓸 때 실험 데이터를 두고 확률과 통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엄청나게 고생했고 눈물이 쏙 나오도록 엄청나게 혼났다. 당시 나에게는 수학에 대해 거부감을 없애주고 재미를 붙여줄 만한 스승이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미 직업을 과학자로 삼아버린 필자에게 수학을 피할 방법은 도저히 없었다. 필자는 의외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투잡으로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공포증을 이겨낸 것이다. 이후 박사과정을 통과하는 긴 기간동안 자연스레 고급수학을 익히게 되었다. 이 방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학업단계보다 낮은 단계부터 들여다 보는 것이 좋은 해결방법인 것은 확실하다.
근데 왜 다른 과목들보다 수학이 유난히 더 그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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