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필자의 차를 몹시 아낀다. 기스라도 나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다. 애지중지하는 내 차에 이상이 감지된 것은 한달쯤 전이다. 비오는 날 고속도로 주행을 하는데, Fish tailing 효과가 느껴졌다. Fish tailing 효과란 쉽게 얘기하면 차의 뒷바퀴가 접지력을 잃었을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전륜구동 차량이 더 많은데(필자의 차도 전륜구동 차량이다, 2012년형 소나타 하이브리드이다), Fish tailing 현상이 발생하면, 무서워서 브레이크를 밟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오히려 가속을 해야 한다. 브레이크를 잘못 밟으면 차가 전복될 수도 있다.
필자는 위의 현상과 해결책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지만, 위기의 순간.... 본능은 지식을 압도해 버렸고, 나도 모르게 브레이크를 밟았고 차는 더욱 출렁거렸다. 다행히 차가 전복되지는 않았지만, 식은땀이 났다. 앞뒤양옆으로 다른 차가 없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두번째로 이상을 느낀 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였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초록색 우레탄으로 포장이 되어 있는데, 코너링을 할 때마다 차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면서(당연히 저속주행이다), 타이어와 바닥이 마찰하는 듣기 싫은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다. 다른 차량이 운행하는 소리하고 비교해 봐도 확연하게 차이가 날 정도로 소리가 컸다.
그러면서도 어리석게도 자기합리화를 했다. 아마 몸에 이상이 느껴도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마음과 비슷한 심리인거 같다. 고속도로에서의 문제는 필자가 난폭운전을 해서이고, 지하주차장에서의 문제는 비가 와서 물기가 많아서 그럴 것이라고 단정지어 버렸다.
우연히 티스토리에서 이런저런 블로그를 구경하던 중, 타이어의 홈에 백원짜리 동전을 넣어봤을 때, 모자가 다 보이면, 타이어 교체시기가 된 것이라는 말을 듣고, 마침 주머니에 있던 백원짜리를 타이어의 홈에 끼워 보려고 했는데, 아뿔싸.... 타이어에 백원짜리의 모자가 보였다. 외곽의 홈 자체가 너무 마모되어서 홈이 얕아진 것이다. 다행히 타이어의 중심부에는 홈이 살아있기는 했지만,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등골이 오싹~했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 했던가. 저 정도 상황이면, 즉시 타이어샵으로 달려갔어야 했는데, 그 와중에 싼 걸 사겠다고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또 며칠을 허비해 버렸고, 언젠가서부터 일기예보에 다가올 장마에 대한 뉴스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아파트 엘레베이터 내 동영상 광고에서 출장 비대면 타이어 교체 서비스에 대해 보게 되었다. 넥센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소매상이나 자동차 수리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다소 저렴했다. 가격적인 메리트도 메리트이지만, 안전을 생각하면 도저히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좀 더 저렴한 AH5 모델도 있었는데, 왠지 제일 저렴한 모델은 선택하기가 싫었다. 나중에 들어보니 AH8이 가장 잘 나가는 모델이라고 한다. 덤으로 GS 주유권 3만원도 준다. 쿠팡에서 1만원 주유권을 주니 총 4만원을 주는 셈이다.
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면, 이동식 카센터? 같은 트럭이 약속시간에 도착하여 타이어를 교체해준다. 그런데, 택배트럭이 지하주차장에 못 들어가서 문제가 되는 거처럼, 지하주차장은 작업이 안 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차를 타고 출근한 채로 직장에서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았다.
서비스가 시작될 때, 안내 문자가 한번 오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에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필자는 서비스를 받지 못했지만, 만약 미리 차문을 열어놓을 경우, 워셔액도 충전해주고, 실내 향균 서비스도 해준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 서비스 참 좋은 거 같다. 서비스를 마치자 종료 안내를 위해 서비스직원이 전화를 걸었는데, 원래 타이어가 2012년형이라고 한다. 내 차가 2012년 출고차량이니..... 단 한번도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9년을 탄 것이다.
서비스 종료 후 시운전을 위해 잠시 나왔다. 지하주차장의 초록색 우레탄 바닥에서 코너링할 때 미끄러지지도 않았고, 귀에 거슬리는 타이어 마찰음도 들리지 않았다. 큰 도로에 나와서도 훨씬 조용했다. 도로면과의 접지력이 엄청나게 좋아진 느낌이었다. 다만, 고속도로 주행까지는 해 보지 못했지만, Fish tailing 현상같은 위험한 경우는 생기지 않을 거 같았다.
사실 미쉐린 타이어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가격을 들어보니 너무 비싸기도 했고... 최선의 타이어를 생각하면 맞는 선택일 수도 있지만, 나 같은 일반인이 타이어 좋다고 크게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할 거 같았다. (필자는 커피를 사랑하면서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거의 다 틀린다). 타이어는 차량 소모품 중 가장 가격이 비싼 제품이니만큼, 가성비가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괜시리 와이프 차량의 타이어도 신경 쓰이고, 아버지 차량의 타이어도 신경 쓰인다. 오늘 저녁에 물어보고 같은 걸로 주문해서 바꿔드릴까 싶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8282 한국인 (0) | 2021.08.19 |
---|---|
손목 통증을 해결하는 데스크 세팅 (1) | 2021.08.07 |
다회 헌혈자에게 주는 기념선물이 짝퉁이었다고? (0) | 2021.06.30 |
얀테의 법칙 - 갑질 예방 백신 (3) | 2021.06.01 |
신생아와 반려동물을 같이 기르면 안 된다고요? (3) | 2021.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