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과 개인의 문제해결방식과 국가와 국가의 문제해결방식은 아주 다르다. 그리고 원전이 아주 안전한 에너지라고 하지만, 가끔씩 사고가 나고, 그 때마다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나곤 했다.
아직 포스팅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밀려드는 괭생이모자반 이라는 해조류로 인한 피해에 대한 내용을 준비하고 있었다. 중국의 동해안(우리나라의 황해)에서 해양생태계를 인공적으로 복원하기 위해 양식한 괭생이모자반이 과잉 증식하여 우리나라 제주도로 밀려들어오는 것이다. 괭생이모자반은 먹을 수도 없고 밀려와 해변에 차곡차곡 쌓여 썩어들어가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괭생이모자반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동아시아의 지도와 해류의 흐름을 살펴보다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괭생이모자반이 과잉증식해서 우리나라로 출발하는 중국의 바닷가 지점이 중국 원자력 발전소 위치들과 아주 흡사했다. 중국 원전에 문제가 생겨서 원자력 폐기물이 흘러나오거나 오염수를 방출할 경우, 괭생이모자반과 마찬가지로 그 오염수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남일대로 몰려들 것이다.
바닷물은 기본적으로 해류를 통해 움직인다. 중국의 동해안인 황해에 방사능 오염문제가 생기면 우리나라가 그 피해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중국 내륙에는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바다의 해류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대륙의 동쪽에 붙어 있어 편서풍대에 속해 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큰 바람의 흐름에 따라서, 중국 대륙쪽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쪽으로 바람이 부는 것이다. 물론 계절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큰 흐름은 편서풍이다. 중국 원전에 문제가 생겨 방사능 물질이 기체 상태로 방출될 경우... 그 피해는 십중팔구 우리나라가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 우리나라가 탈원전을 한다고 해서 방사능에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필자는 항상 어떤 문제제기를 할 때, 대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믿는데, 이 문제는.... 대안조차 제시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게 중국만의 문제일까?
우리나라 역시 원전 사고가 날 때, 편서풍과 해류의 흐름으로 보면 우리나라에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입지 선정을 한 느낌이 든다. 우리나라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주변지역이 큰 피해를 입겠지만, 오염물질의 확산 등의 장기적인 피해는 아무래도 일본쪽으로 퍼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고도 원전을 포기하지 못했다. 탈원전을 할 경우, 전기 부분에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은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처럼 지진, 해일, 태풍 등의 재난이 많은 나라가 원전을 유지한다는 것이 이웃나라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불안해 보였다. 그리고 오염수 방류로 인해 우리에게까지 큰 걱정을 끼치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가 사고가 났을 때 자국의 피해는 보지 않고 타국에 피해를 떠넘기기 위해 입지를 저렇게 선정했을 거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원전이 있어야 할 입지를 살펴보면, 딱히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중국에 사고가 나면 우리나라가, 우리나라에 사고가 나면, 일본이 피해를 보는 관계가 성립됐다.
원전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도를 보다 보니 우리나라가 우리나라 원전 안전 문제만 신경써서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할지는... 필자도 잘 모르겠다. 다른 나라 문제를 우리가 조심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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