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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간의 생태계 개입 사태 3탄 - 카이밥고원의 검은꼬리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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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는 중국의 대약진 운동 시기에 벌어진 인간의 생태계 개입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하단 링크). 인간이 생태계에 섣불리 개입했을 때 어떤 나비효과가 발생하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이다. 하지만 이 사례는 생태계에 개입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https://yuntobi.tistory.com/133

 

인간의 생태계 개입 사태 2탄 - 중국의 대약진 운동과 참새

지난 포스팅에서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호수에서 일어난 비극에 대해서 다루었다 (하단 링크). 인간이 섣불리 생태계에 개입했을 때 어떤 사태가 초래되는지를 확연히 보여준 사례이다. https://

yuntobi.tistory.com

 

이번 포스팅에서는 생태계를 조절하기 위해 인간이 직접 마음 먹고, 개입했을 때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사례를 찾아보았다. 바로 미국 애리조나 주의 카이밥 고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처음 시작은 사슴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880년대에는 3만마리의 검은꼬리사슴이 살고 있었는데 1907년에 검은꼬리사슴이 4천마리 정도로 줄어들었다. 카이밥의 맹수인 퓨마, 늑대, 코요테, 밥캣 등이 검은꼬리사슴을 사냥하며 살았다. 이렇게 사슴이 줄어든 이유는 목축업자들이 들어와 목초지를 확보하고, 사슴사냥을 즐겼기 때문이다. 

 

출처. 나침반출판사.  미국 아리조나의 카이밥 고원

 

미국 정부에서는 사슴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든 것을 확인하고 사슴을 보호하여 개체수를 복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체수 확인과 생태계 복원의 목표까지는 정말 훌륭했다. 미국 정부는 사슴사냥을 금지하고 목축업자들과 원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켰고, 퓨마와 코요테, 늑대, 밥캣 등을 닥치는 대로 사냥했다. 

 

사슴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데다가, 사슴의 천적까지 모조리 사냥하는 실정이니, 사슴은 엄청난 숫자로 불어나기 시작했다. 1907년도에 4천마리였던 사슴은 1915년에 약 2만 5천마리로 불어났다. 원래의 숫자인 3만마리에는 못 미치지만 여기에서 사슴보호정책을 그만두었어야 했는데, 미국 정부는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 사슴을 보호하여 1924년도에는 10만마리까지 사슴이 늘어나 버렸다. 

 

검은꼬리 사슴. 꼬리 끝에 검정색이 보인다. 

 

1920년도 중반부터는 아사한 사슴이 다수 발견되었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수의 사슴이 풀을 뜯어먹음으로서 식물 생태계도 급격히 파괴되었다. 1924년-1925년 겨울 동안에만 아사한 사슴이 무려 6만마리 발견되었다. 사슴을 보호하겠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은 6만마리의 사슴을 굶겨죽이는 결과를 나았다. 

 

카이밥 고원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방아쇠 효과" 라는 용어가 고안되었다. 평형이 유지되고 있는 생태계에서 어떤 작은 요인에 변화가 일어나면 (방아쇠가 당겨지면)  그 영향이 연쇄적으로 확대되어 생태계 전체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경우를 뜻하는 말이다. 

 

1939년 사슴의 숫자는 1만 마리로 줄어들었고, 여기에서 개체수가 안정되어 변하지 않았다. 원래 3만마리였던 숫자는 천적이 있을 때에 유지되는 숫자였고, 1939년 당시에는 천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더 적은 수가 안정적인 개체수인 것이다. 미국 정부는 뒤늦게 포식동물을 보호하고, 개체수가 불어나면 사슴사냥을 허가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여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 정부는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결국 답을 찾아낸 듯 하다. 하지만 그 엄청난 대가는 퓨마와 코요테, 늑대, 빅캣과 검은꼬리 사슴이 치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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