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는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호수에서 일어난 비극에 대해서 다루었다 (하단 링크). 인간이 섣불리 생태계에 개입했을 때 어떤 사태가 초래되는지를 확연히 보여준 사례이다.
https://yuntobi.tistory.com/132
이번 포스팅에서는 중국의 "대약진 운동"시 벌어졌던 참극을 다루려고 한다. 대약진 운동은 정부의 섣부른 개입이 경제를 얼마나 망가트리는지에 대한 예시로 자주 활용되지만, 생태계를 망가트린 예시는 비교적 덜 알려져 있다. 대약진 운동동을 주도한 마오쩌둥은 문제를 복잡한 문제를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는 시야를 가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농민이 직접 강철을 생산하여 농기계를 만들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지시했지만, 현장에서는 강철생산량을 달성하기 위해서 농기계를 용광로에 녹여버리는 식이었다. 거기에다가 용광료의 연료로 쓰려고 나무를 무리하게 벌목한 탓에 산은 민둥산이 되었다.
생태계에 불러일으킨 참극은 마우쩌둥의 시선이 참새에게 향함으로서 시작되었다. 마오쩌둥은 농촌을 시찰하다가 참새가 곡식 낟알을 먹는 모습을 보고, (역시나) 단순하게 참새를 모두 죽여 없애야 식량을 증산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곧바로 중국 전역에서 대대적인 참새 소탕 작전이 이루어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린아이들조차도 새총을 들고 참새를 죽이는 일에 동원되었고, 1년 동안 약 2억마리의 참새가 소탕되었다.
참새는 농촌에서 곡식 낱알 뿐 아니라 해충을 잡아먹고 사는데, 천적인 참새가 없어진 농촌에서는 메뚜기 등의 해충이 대량으로 창궐하여 곡식을 갉아먹은 탓에 중국 역사상 최대의 기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 때 굶어죽은 사람은 중국측의 발표로는 1천만명, 추정치로는 4천만 명에 달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오쩌둥은 벼를 더 빽빽하게 심도록 지시했는데, 최소한의 공간도 없이 빽빽하게 심어진 벼는 서로의 생장을 방해하면서 오히려 기근을 장기화시켰다.
엄청난 인력을 동원해서 2억마리가 넘는 참새를 잡았지만, 결국 러시아(당시 소련)에서 참새 20만 마리를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나 2억마리의 빈 자리를 겨우 20만 마리가 단기간에 메울 수는 없었기에 마오쩌둥은 1962년 국가주석의 자리에서 물러나고야 말았다.
그래도 러시아에서 수입한 참새 20만 마리가 번식을 시작하면서 참새로 인한 비극은 아주 천천히 회복되었다. 일본이 해수구제운동을 한다면서 우리나라의 맹수들을 멸종시킨 일 등 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의 원흉을 어떤 한 종으로 몰아서 멸종시키려던 행위는 흔했고 결과는 항상 안 좋았다. 멸종시키려던 행위가 성공해도 문제, 성공하지 못해도 문제다.
자동차의 부품은 자동차 종류에 따라 1만개에서 3만 5천개에 달한다. 이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품이 없고, 작은 부품 하나의 결함으로도 커다란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데, 하물며 생태계는 더욱 더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복잡한 시스템이다. 당장 눈앞에서 문제가 되어 보인다고 해도 인간의 개입은 섣불리 진행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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