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 19 역시도 정치적인 싸움으로 번지곤 한다. 어떤 대책이 더 효과적이었냐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기 때문에, 대책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를 두고 정치적인 대립이 생긴다.
필자는 코로나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는데, 실제로도 잘 모르겠었기 때문이다. 반대를 하기에는 완전히 가짜도 아니고, 찬성을 하자니 그 정확도가 매우 못 미더웠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서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지역사회를 활보한 '조용한 전파자'가 많을 가능성을 항상 지적해 왔다. 확실히 PCR 검사에 비해서 자가검사키트는 부정확하다. 훨씬 더 많은 바이러스가 있어야만 측정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서 그 동안 설왕설래하며, 정치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적극 활용하자는 쪽과 보조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 기간동안 당론으로 대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도치 아니하게 해외에 파병된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리는 결과를 알게 되었다. 문무대왕함의 탑승자들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알기 때문에 유증상자가 발생했을 때,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했다고 한다(2021년 7월 23일 JTBC 보도). 하지만 여기서 모두 음성이 나왔기 때문에, 안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결과는 처참하다. 자가검사키트는 단순히 오류의 확률이 높은 것이 아닌 민감성이 문제다. 젊고 건강한 장병들이 감염 초기에 일제히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했다면, 바이러스의 "숫자"가 너무 적어서 모두 음성으로 잘못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참고로, 바이러스의 숫자가 아주 적어도 PCR 검사에서는 검출이 가능하다.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여 "양성"이 나왔을 때는 무조건 빨리 선별진료소로 달려가는게 정답이다. 하지만 유증상이나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을 때에는 자가검사키트에서 "음성"이 나온다고 반드시 음성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가검사키트는 사실 반쪽짜리 검사방법인 셈이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 4차 대유행의 책임이 자가검사키트에 있다고 얘기하는 학자들도 있었고, 이제 청해부대의 사례로 인해 그 의견들은 더 설득력을 얻을 것이다. 의심되는 정황이 있거나 유증상자라면 무조건 선별진료소로 가자.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관련 분야의 학자로서....... 웬만하면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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