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이 급격하게 증가한 걸 엄청나게 칭찬하다가, 이후에 비판하다가 했다. 요는 백신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만족스러우면 칭찬하고, 만족스럽지 못하면 비판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래프의 기울기를 봤을 때 적어도 0~30%의 접종까지의 접종 속도는 우리가 자부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오늘자 백신 접종 그래프를 보다가 믿을 수 없는 그래프를 봤다. Bhutan, 즉 부탄이다. 부탄의 접종 그래프를 한번 그림에서 찾아보길 바란다. 단 며칠 사이에 인구의 60% 이상을 접종해 버렸다. 미성년자를 고려할 경우 거의 대부분의 성인이 백신을 접종한 것이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성인은 성인의 85%다. 전 세계 처음으로 달성한 수치다.
부탄의 인구는 현재 78만명인데 이 중 성인인구는 53만명이다. 부탄은 이미 3월 27일 1차 접종을 시작했을 때, 단 11일만에 47만명이 접종을 완료했고, 이번에 45만 4천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쳐버린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부탄에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매우 부족하지만, 그만큼 인구도 많지 않다. 국토가 크지 않아 일정장소에 접종을 위해 모이기에 다소 유리하다. 국왕이 있는 나라이다 보니, 왕과 지도자들이 헌신적일 경우 사람들을 결집하는데에 아주 유리하다.
게다가, 남미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공인된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를 사용했다. 부탄은 인도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기부받기도 했고, 국제 백신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서 모더나 백신을 전달받았다. 덴마크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기부받기도 했다. 덴마크는 인종적 특성으로 인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작용 비율이 다른 인종의 10배가 넘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중단하였다 (즉 우리나라는 괜찮다는 말이다).
게다가 부탄의 총리인 로타이 체링은 현직 의사로서, 주중에는 총리직을 수행하고 주말에는 의사 가운을 입고 환자 치료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이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결실을 이루어서 현재까지의 누적 확진자 수는 2천 486명에 불과하고(현재 우리나라 2-3일에 발생하는 확진자 수와 비슷하다), 사망자는 2명에 불과하다.
나라마다 정치적, 경제적 사정이 다르고 국민들도 다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부탄의 성과는 놀랍기만 하다. 코로나에 대한 포스팅을 계속하면서 부탄은 몇 번 빼고는 거의 주목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겠다.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놈 프로젝트 이제야 써먹을 수 있겠네 (0) | 2021.07.28 |
---|---|
인간의 생태계 개입 사태 8탄 - 대한민국의 황소개구리 (1) | 2021.07.27 |
금수저 하이에나와 흙수저 하이에나 (0) | 2021.07.27 |
인간 문명은 얼마나 발전했을까? (0) | 2021.07.27 |
인간의 생태계 개입 사태 8탄 - 대한민국의 뉴트리아 (0) | 2021.0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