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는 "원숭이 문명의 탄생" 이라는 포스팅을 했다. 카푸친 원숭이가 구석기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는 과학 논문을 소개했었다.
https://yuntobi.tistory.com/129
그렇다면, 우리 인간의 문명은 얼마나 발전한 것일까? 사람에 따라 인간의 문명이 엄청나게 발달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직 극히 원시적인 단계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인데,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모두 상대적으로 맞는 말일 것이다.
우리는 향후에 외계인과 접촉할 수도 있고, 지구 안에서 카푸친 원숭이들이 발전하여 2차 문명이 탄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필자는 지구 내 2차 문명의 탄생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고 있다. 카푸친 원숭이들이 인간의 개입이 없이 구석기 시대에서 신석기, 금속문명으로 넘어오기에는 추정으로 250만 년이 걸린다고 하지만, 어떤 형태로든 인간의 개입은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인간이 직접 카푸친 원숭이들에게 문명을 전수하지 않아도, 원숭이들이 어떤 형태로든 간접교육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계 문명과 접촉하게 될 수도 있으니, 서로의 문명이 얼마나 발달했는지 비교할 기준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오늘은 문명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첫째, 카르다쇼프 척도이다. 1964년 소련의 천문학자 니콜라이 카르다쇼프가 문명의 기술발전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으로, 문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총량을 기준으로 3단계의 문명 단계를 제시하였다. 이후 일본계 물리학자인 미치오 카쿠가 2 단계를 더 제시하여 총 5단계가 되었다.
카르다쇼프 1단계는 항성(태양)에서 행성(지구)에 내리쬐는 에너지를 100% 이용하는 문명이다. 현재 인류는 2010년을 기준으로 0.73 정도가 된다고 한다. 지구에 내리쬐는 태양에너지의 양의 0.73 정도를 사용하는 것이다. 물론 태양에너지의 활용량은 훨씬 못 미치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고 있어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에 못 미친 0.73으로 카르다쇼프 1단계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카르다쇼프 2단계는 항성의 에너지를 100% 이용하는 문명이다. 태양의 에너지를 100% 사용하려면, "다이슨 스피어"로 알려진 장치를 사용해야 하는데, 일정거리에서 항성(태양)을 둘러싼 태양열 에너지 수집장치이다. 다이슨 스피어를 통해 태양 에너지를 100% 다 활용가능한 형태로 바꿀 수 있게 된 문명이 카르다쇼프 2단계에 도달한 문명이다. 이쯤되면, 이미 태양계 내에는 수많은 식민지가 존재할 것이고, 어쩌면 우리하고 비교적 가까운 다른 항성계를 탐험하고 있을 것이다.
카르다쇼프 3단계는 하나의 은하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100% 활용하는 문명이다. 우리가 속한 은하에는 항성(태양같은)이 약 4000억개가 있기 때문에 2단계보다 3단계에서 활용하는 에너지가 4000억배 많은 것이다. 이 문명의 수준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4단계 문명은 하나의 우주에 있는 에너지를 모두 이용하는 문명이고, 5단계 문명은 다중 우주의 에너지를 모두 활용한다.
둘째, 로버트 주브린이 제시한 방법이다. 로버트 주브린은 그 문명이 차지하고 있는 공간의 물리적 크기를 통해 문명의 단계를 정의하려 하였다. 1단계는 모행성과 그 근거리를 차지하고 있는 문명을 말한다. 인간문명은 1단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지구 안에서도 아직 미지의 공간이 많아 아직 1단계조차 불안정하다.
2단계는 여러개의 행성을 영역으로 삼고 있는 문명이다. 인간이 화성 식민지 건설에 성공해서 "다행성종"이 된다면 로브트 주브린의 2단계에 도달하는 셈이다. 달은 행성이 아닌 위성이기 때문에 달에 식민지를 건설한다고 한들 2단계에 도달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2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3단계는 하나의 은하를, 4단계는 하나의 우주를, 5단계는 다중우주를 영역으로 삼고 있는 문명을 뜻한다. 일단 1단계부터 완전하게 도달해야 다음 단계를 논할 수 있을 거 같다.
셋째, 그 유명한 칼 세이건이 제시한 방법이다. 칼 세이건은 문명이 생산한 "정보량"을 토대로 문명의 단계를 정의하려 하였다. A 형 문명은 문자 없이 언어로만 소통하던 문명에 해당하는데, 약 100만 비트 정도의 정보를 가진다. C 형 문명은 문자가 발명되어 10억 비트 정보의 정보량을 가지는 "그리스 문명" 정도 이다. 1970년대는 약 1000조 비트의 정보량을 가지는데, 이는 H 형 문명에 해당한다. 상기의 2가지 분류법에 따르면 인류의 문명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으로 원시문명처럼 느껴지는데, 칼 세이건의 방법은 우리가 어느 정도 발달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심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다.
넷째, 존 데이비드 바로우의 분류법이 있다. 존 데이비드 바로우는 얼마나 작은 입자를 다룰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문명의 수준을 측정하였다. 제 1유형은 한 생명체가 자기 자신을 다룰 수 있는 수준이고, 제 2유형은 유전자를 조작할 수 있고, 제 3유형은 분자와 분자를 결합시켜 새로운 분자개발이 가능하고, 제 4유형은 분자간 화학반응이 아닌 나노기술로 새로운 분자를 개발할 수 있으며, 5유형은 양성자와 중성자를 다룰 수 있고, 6유형은 쿼크와 렙톤등의 입자를 다룰 수 있다. 인간의 문명은 현재 4-5단계 정도에 해당한다.
지금 인터넷에 화성에 관한 이슈를 검색하면 식민지 건설, 기지 건설 등에 대한 정보가 많이 검색되고 관련 기술도 나날히 발전하고 있다. 인간은 조만간 다행성 종이 될 것이고, 좀 더 근미래에는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센타우루스자리 프록시마 를 탐험할 것이다. 어쩌면 이곳에서 인간이 생존가능한 행성을 발견할지도 모르고, 문명을 발견할 수도 있다. 저곳에 문명이 있다면, 세티 프로젝트 등 다수의 우주과학 프로젝트의 결과로 인해 이미 센타우루스 자리에 문명은 전파를 발하는 수준에 도달한 문명이 아닐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우리의 문명 수준이 훨씬 높을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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