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

하와이에서 발견된 플라스틱 화석

728x90
반응형

플라스틱이 화석으로 발견된다. 심지어는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플라스틱 암석이 발견된다. 발물관이나 세트장에 있는 모형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이 실습용으로 사용하는 화석발굴 놀이세트도 아니다. 

 

진짜로 하와이의 대자연에서 발견되는 것들이다. 하와이는 활화산으로 아직도 마그마가 분출되는 곳이 있는데, 마그마가 바다에서 직접 분출하기도 하고, 육지에서 분출된 마그마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기도 한다. 이 장엄한 풍경을 보기 위해 마그마를 관찰하는 유람선 관광이나 헬기관광 상품도 있다. 

 

하와이의 마그마 분출. 출처. 과학잡지 Science

 

문제는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들이다. 이미 태평양과 대서양 등의 바다에는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을 정도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엄청난데, 이 플라스틱 폐기물이 바다에서 마그마와 만나면, 바닷물에 의해 마그마가 암석이 되는 순간 화석으로 변하는 것이다. 또한 녹아버린 플라스틱이 마그마와 뒤엉켜 굳어서 플라스틱 암석이 되어 버리기도 한다. 

 

현대를 일컫는 "인류세"의 암석. 아직 인류세라는 단어는 과학적으로 공인받은 단어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플라스틱이 화석처럼 나오는 것은 충격적인 장면이다. 

 

이러한 플라스틱 암석이 아주 드물게 발견되는 것도 아니다. 하와이의 일부지역에서는 해변을 돌다 보면 거의 몇 분만에 플라스틱 암석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흔하게 발견된다고 한다. 

 

플라스틱 암석. 일반적인 암석같지만 녹아내린 플라스틱이 섞여 있다. 지질학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구분하기가 어렵다. 플라스틱을 만들 때 사용되는 부산물인 납과 크롬을 통해 구분할 수 있다. 

 

이렇게 지질학적 증거로 플라스틱 화석과 암석이 발견되니 인간이 생태계 뿐만 아니라 지질학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단 하와이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영국 플리머스 대학 연구진은 잉글랜드 남서부 콘월주 일대의 해안가에서 조약돌과 구분할 수 없는 플라스틱 조약돌들을 발견했다. 겉보기에는 조약돌과 전혀 구분할 수 없으나, 물에 집어넣을 경우 부유하게 되는데, 과학자들은 이를 파이로플라스틱이라고 부른다. 

 

 

만약 먼 훗날 지질학적 조사를 시작하게 되면, 20세기부터 이러한 플라스틱 암석이나 화석이 집중적으로 발견될 것이기 때문에, 지질학적으로 한 시대를 구분짓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먼 훗날의 인류는 현재를 "플라스틱기" 혹은 "플라스틱세"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728x90
반응형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로나 19 특집 - 절대 변이  (0) 2021.08.10
코로나 19 특집 - 국내백신 임상 3상 돌입  (0) 2021.08.10
코로나 19 특집 - 흰꼬리사슴  (0) 2021.08.09
친환경 도쿄 올림픽  (0) 2021.08.09
심리학-고슴도치 딜레마  (0) 2021.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