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평가하자면, 필자는 나름 부지런하고 깔끔한 사람이다. 공동생활을 하는 곳에서 청소는 못 참는 사람의 몫이라고 하던가, 필자는 늘 청소를 도맡아한다. 그래서 대학원시절에 연구실 청소를 도맡아 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대학원 시절 초반에는 누구보다 일찍 나와서 실험하다가 일하러 가고,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곤 했으며 밤새는 날도 많았다. 그랬었다... 그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면 내가 Nature, Cell, Science 등의 논문을 매년 수편씩 펑펑 터트리며 훌륭한 과학자가 될줄 알았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으나, 아침에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어디가 아픈게 아니라 그냥 아침에 일어나기가 점점 힘들어졌다. 관성에 의해 저녁 늦게까지 일하지만, 아침에는 도무지 잠에서 깨어나지가 않았고 필자는 커피에 의존하게 되었다. 아침에 늦게 출근한 걸 만회하기 위해서 더욱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죄의식을 느껴 더욱 늦게까지 일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었다.
게다가 집에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 때는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었기 때문에, 텔레비젼이 없는 자취생이 드라마를 보려면 컴퓨터에다가 다운로드를 받아야만 했었다. 엄청난 양의 드라마를 다운로드 받아놓고는 금요일밤에 보면서 3일동안 시름시름 졸다가 월요일날 출근하는 짓을 매주 반복했다.
일을 더 열심히 더 빡세게 해야할 거 같은 강박은 있는데... 도저히 일은 할 수 없는 상태. 이를 번아웃 증후군 혹은 탈진 증후군, 소진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일에 몰두하다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여 무기력증이나 자기혐오, 분노, 의욕상실 등에 빠지는 증상을 말한다.
번아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폭음이나 폭식, 과도한 카페인 섭취, 흡연, 쾌락 중독 등의 2차적 증상을 불러일으키고 이를 통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끝내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필자는 분명히 번아웃 증후군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우울증이라고 생각했다). 필자의 경우에는 극단적으로 당시의 직장에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물론, 번아웃 증후군을 치료하려고 빠져나온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사실 하나마나한 소리이다. 일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일이 즐거운 일인지, 내게 맞는 일인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인데... 이게 정말 가능한 현대인이 존재할까 싶다. 따라서,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전문가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으며, 취미생활이나, 운동, 여행등 파괴적이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재충전을 해야 한다.
상기의 진단표 전체가 번아웃 증후군을 평가하는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점수를 매겼을 때 65점 이상이면 번 아웃 증후군으로 의심할 수 있으니 정신과 상담과 도움을 받도록 하자. 그래야, 인생 롱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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