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필수적인 기술이 무엇일까? 모터, 자율주행 등이 핵심기술이지만,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바로 배터리이다.
지금 현재 전기차를 구매할 때 가격 외에도 성능과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은 바로 1회 충전에 얼마나 주행가능한가이다. 하지만 1회 충전시 주행가능거리를 보고 전기차의 성능과 기술력을 평가하자면 자동차제조업체는 약간 억울한 면이 있다. 이는 전적으로 배터리 성능에 좌우되는 것이고, 배터리는 보통 다른 업체가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행히 배터리 기술이 상당히 앞선 편인데 세계 10위권 내에 3개의 국내업체가 있다. 2위는 LG 에너지솔루션, 5위는 삼성 SDI, 6위는 SK 이노베이션 이다. 이 배터리 업체들의 공통점은 모두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지금 2차 전지(충전사용 가능한 전지, 즉 축전지) 분야에서 가장 대중성 있게 사용되는 배터리이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등 거의 모든 2차 전지가 필요한 곳에 대부분 사용된다. 크기와 두께를 작고 가늘게 만들 수 있으며, 고밀도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고전압까지 가능하며, 자가방전이 일어나는 정도가 작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서 과방전 시 용량 감소가 매우 크다. 많은 사람들이 배터리를 완전히 소모한 다음에 다시 충전해야 배터리가 안정적이라고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는데, 배터리가 완전히 소모될 경우 용량감소가 크게 발생하기 때문에 기회가 될 때마다 바로바로 충전하는 것이 좋다. 과충전시에는 매우 불안정해져서 내부 전극에서 쇼트가 날 수도 있고, 충격을 받을 시에 폭발할 수도 있다. 즉 폭발 위험이라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폭발할 경우 물을 뿌리게 되면 독성가스인 불화수소가 발생하며,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경우 물을 1만리터 이상 쏟아부어야 하며 재발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24시간 격리조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서구사회에서는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 1차 진압 후 물을 채운 콘테이너에 차량을 아예 담그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근미래에도 계속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게 될까? 아마 조만간 차세대 배터리로 교체될 것이다. 현재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는 "리튬황 배터리" 와 "전고체 배터리" 이다.
리튬황 배터리의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서 가벼운 반면, 무게당 에너지 밀도는 1.5배 높아 배터리 성능향상이 가능하다. 현대의 아이오닉6의 경우 1회 충전당 약 482km 를 주행할 수 있는데, 차량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배터리만 리튬황 배터리로 바꿀 경우 1.5배의 성능향상이 이루어져 약 723km를 주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특히, 드론기술의 발전과 큰 시너지 효과를 이룰 것으로 보이며, 황은 풍부한 자원이기 때문에 제조단가 역시 낮출 수 있다. 즉, 소비자 가격 역시 저렴해진다는 것이다. LG 에너지 솔루션은 2025년에 리튬황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가 아닌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여 발화폭발 위험이 현전히 줄어든다. 배터리가 훼손되어 분리막이 깨지더라도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발화폭발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인 발화폭발 문제가 없고, 에너지 밀도도 높아 전기차 배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부피도 줄어들기 대문에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배터리를 배치할 수 있다. 지난 3월 삼성 SDI 는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이 가능하고,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를 공개했는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서 크기는 반으로 줄었다. 만약 지금 배터리룸 설계에 적용한다면 배터리를 2배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1600km 주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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