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과학, 그 중에서도 의학이나 생물학에 관한 내용을 주로 포스팅하였다. 주제는 그때그때 흥미 위주로 선정하였는데, 호기심이 많은 성격 때문인지 주제가 끊어질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면서도 필자가 스스로 겪는 일에 대해서는 포스팅할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필자가 겪는 일을 토대로 포스팅을 하려 한다. 오래전에 필자는 왼쪽 발목 부위에 약한 동상에 걸린일이 있었다. 군대에서 벌어졌던 일인데 귀찮음 때문에 지시받았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었다. 쉽게 말해 필자의 잘못이었다.
금방 회복했고, 이후에 문제 없이 사회에 나왔는데, 어느날에서부터인가 날이 추워지면 해당 부위가 시려워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많이 흐르자 춥지 않은 날에도 해당 부위가 시려웠다. 양말을 신거나 발토시를 착용하지 않으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고, 추운채로 잠을 자게 되면 아침에 어김없이 위경련이 일어나서 며칠간의 일정을 모두 망쳐버리게 되었다.
처음에는 정형외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다. 엑스레이도 찍어보고, 신경검사도 해봤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필자는 자전거도 타고 조깅도 하고 PT도 받는데 운동기능에도 문제는 없었다. 심지어 추운날 발이 너무 시려움에도 온도계는 발목부위 전체가 정상체온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 부위의 혈관손상으로 인한 혈액순환 장애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기에는 절임이나 괴사 등의 증상이 전혀 없었다. 운동능력의 이상이 없다 보니 뼈나 근육의 문제도 아니었고.....Von frey test(신경검사의 일종) 에서도 정상이었다. Von frey 검사는... 통각을 검사하는 것이다 보니... 필자에게는 정상으로 나왔던 것이다.
모든 기능이 정상인데다가 강력한 통증이 있는 것도 아니니 발목만 잘 감싸면 되기에 남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불편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최근에는 그렇게 믿지 않았던 한의원에 가서 매일매일 침도 맞고 뜸도 뜨지만 솔직히 1%도 나아지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는 필자가 분명히 대학 때 배웠던 병이었다........
이질통과 통각과민이다.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신경이 손상되어 정상상태에서는 통증으로 느끼지 않은 자극도 통증으로 느끼게 되는 것 말이다. 원래 이질통은 상이군인들에게서 보고되었다. 전쟁터에서 팔 다리를 잃은 상이군인들이 팔 다리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없는 팔과 없는 다리가 아프다니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지만, 이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때문에 이를 "Phantom Pain" 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이 증례에 대해 배울 때에는 참 이상한 증상도 다 있구만 하는 식으로 넘겨 버렸었다.
Phantom pain, 이질통, 통각과민 모두 신경계의 이상인 것이다. 필자의 경우 강력하거나 반복적인 유해자극(추위, 동상)을 뇌신경회로가 굉장히 위험한 일로 간주하고, 비슷한 상황에 대비하여 경계태세를 강화시킨 것이다. 그래서 약간만 날이 추워져도 발목에만 강력한 시려움을 느끼고 잠을 못 이르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족욕이나 발목에 찜질팩을 하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없어지긴 한다. 하지만 그 지속시간이 수면시간보다는 많이 짧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필자는 매일매일 내복을 입은 상태로 양말을 신거나 발토시를 착용하고 잔다. 그것도 왼쪽만.
필자는 보스턴테리어를 기르고 있는데, 보스턴테리어 모임인 오픈톡방에 강아지 사진을 올리다 보니 가끔 필자가 같이 찍히는데, 이곳의 회원분들이 필자보고 왜 한쪽만 양말을 신고 있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모지리로 보일까봐 당황한 나머지 대충 둘러대고 말았는데, 실은.... 이질통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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