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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인간의 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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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을 연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적으로, 단기적으로는 다양할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불로장생을 위한 연구이다. 어떠한 연구와 개발도 그 범주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다. 이는 비단 미래에 벌어질 일이 아니라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일이다.

 

원래 인간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인간의 수명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몹시 어려운데, 오스트레일리아 연방과학원의 분자생물학자인 벤저민 메인은 포유동물의 DNA를 분석한 결과 DNACpG 부위의 밀도가 수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거의 모든 척추동물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고, 심지어 잘 모르거나 멸종된 종의 수명을 예측할 수도 있다. 관찰값으로 수명이 평균 65년으로 알려진 아프리카 코끼리는 이 방법으로 측정하였을 때 수명이 60년으로 나왔고, 이미 멸종한 털메머드와 일직선상아코끼리도 60년이 나왔다. 1914년 멸종된 여행비둘기의 수명은 28년으로 추정되었는데, 이는 당시 기록과 일치한다.

 

이를 인간에 적용해 보면, 인간이 유전적으로 대자연에서 살아갈 경우 평균수명이 38년이란 답이 나왔다. 이는 초기 인류의 수명을 40년 정도로 예측한 연구들과 거의 일치한다. 침팬지는 39.7년으로 완벽하게 일치하였다. 멸종한 데니소바인과 네안데르탈인의 수명은 유전적으로 37.8년으로 나왔다.

 

인간이 타고난 유전적 수명이 38세라면, 인간은 지금까지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 의학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인간의 평균수명을 2배 이상 끌어올린 셈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인간의 평균수명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아닌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의 수명만을 살펴보면 조금 사정이 다르다. 미국 앨버트아인슈타인의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 [인간 수명의 한계에 대한 증거]에 따르면 인간 수명의 한계는 114.9세이다. 의학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유전자에 입력된 수명의 한계, 즉 유전자의 수명 상한선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100세 이상 인구가 가장 많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의 수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고령자의 사망자 나이는 1970-1990년대까지 매년 0.15세씩 증가하다가 1990년대 중반들어 114.9세를 정점으로 상승을 멈추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틸버그대 연구진도 유사한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30년간 자연사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자료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인간 최대수명은 여자가 115.7, 남자는 114.1세라는 결론을 내렸다. 평균수명이 증가하여 95세 이상 고령자 수가 지난 30년간 3배 이상 증가하였지만, 최대 기대 수명은 증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인간 수명의 최고 기록은 122세이다. 그리고 122년을 살아온 한명은 수천억명의 사람들 중 겨우 1명이다.

 

하지만 이에 반박하여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호주국립대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Nature에 자그만치 5편의 반박 논문을 발표했다. 인간 수명의 상승 한계치는 단순 관찰값에 불과하며 인간 수명에 한계에 다다랐다는 어떠한 과학적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2001년 미국의 저명한 학자인 올샨스키 교수와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는 재미있는 내기를 했다. 2001년 이전에 태어난 사람 중 150세 이상까지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내기였는데 올샨스키 교수는 없다, 오스태드 교수는 있다에 걸었다. 이들은 각각 150달러씩을 펀드에 예탁해서 총 300달러를 운용해서 2150년이 되는 시점에 내기에서 이긴 사람의 후손이 돈을 받게 된다. 이들은 상기의 논문들이 나온 이후 판돈을 4배씩 올렸다.

 

인간 수명이 150살에 도달하지 못할 거라고 본 올샨스키 교수는 건강수명은 늘어날 것이라고 보았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인간은 자신의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지만 유전적 한계는 극복하지 못할 거라는 것이다. 반면 오스태드 교수는 막스프랑크 연구소와 호주국립대의 연구를 지지하였다. 이들의 Nature지 논문에 따르면 인간이 자연 상태에서 유전적으로 수명을 누리던 시대를 [라이프 1.0] 시대로 정의하였는데, 이 때 바로 38살의 평균수명을 지닌다. 현대 의학기술의 발달로 표준치료법 (동일증상 동일치료) 로 인간수명을 많이 끌어올렸는데 이 시대를 [라이프 2.0]으로 정의한다. 라이프 2.0 시대의 인간은 기아에 시달리지 않으며, 전염병에 의한 죽음이 최소화되었고, 동일증상에 처방 가능한 약물을 대량생산한다. 라이프 2.0의 한계는 라이프 1.038세살보다 무려 3.95배나 증가한 150살이겠으나, 이제 시대가 변하여 [라이프3.0] 시대가 올 거라는 것이다. 만약 라이프 3.0의 힘이 라이프 2.0만큼 강력하여 3.95배 수명을 증가시킨다면, 라이프 3.0 시대의 평균수명은 592살이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하여 이제 치료의 패러다임은 많이 바뀌었다. 개인의 유전정보를 쉽고 저렴하게 빨리 분석할 수 있게 되자 이를 바탕으로 표준치료법 (동일증상 동일치료)에서 벗어나서 [개인 맞춤형 치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약물로 생물학적 한계를 벗어날 수 없던 여러 장기들은 인공 장기로 대체될 것이고, 줄기세포기술과 유전자 가위, 합성생물학, 기계와 뇌가 연결되는 Neural Link 기술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에 비하여 의학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의학적 정보는 보다 정밀하면서도 빠르게 수집되며, 인공지능이 이를 빅데이터 분석기법을 통해 분석하여 인간은 찾을 수 없는 패턴을 발견할 것이다.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도 인간은 이미 여러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역분화 줄기세포의 발견, 안티 에이징 기술(노화 억제가 아닌 노화를 되돌리는 기술) 등 이미 인간은 생물학적 시계의 흐름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거꾸로 돌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만약 유전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면 (정확한 유전자를 아직 우리는 모른다), 곧 발견할 것이고 유전자 가위를 사용하여 조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록1.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지 못하면 라이프 3.0 시대의 평군수명 592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부록2. 인간은 보통 25년을 한 세대라고 여긴다. 80살 정도를 사는 현대인은 약 3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도 과거에 비해 극심한 세대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만약 592살이 인간의 평균수명이 되면 이론적으로 24세대가 같은 시간대에 공존하게 된다. 이 때에는 어떤 세대갈등이 벌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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