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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돼지 신장 이식에 관한 포스팅을 했었다. 곧이어 돼지 심장을 이식한 사실도 알고는 있었지만, 여러가지로 고려할 만한 점이 많아서 포스팅이 늦게 되었다.
필자는 3D 바이오프린팅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줄기세포와 바이오프린팅을 활용하여 이식가능한 수준의 인공장기를 개발하고자 하였고 나름 상당히 큰 규모의 국가연구비와 민간연구비를 지원받아 연구를 진행중이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돼지의 장기를 인간에 이식하는 분야는 3D 바이오프린팅 분야에 밀려서 장기이식분야의 변두리에 불과할 뿐이었다 (적어도 필자의 생각에서는 그랬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인간과 장기의 크기와 모양이 비슷해서 외과적으로 호환이 가능한 미니돼지에서 인간에게 병원성을 일으키거나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 그리고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모든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이제 이 미니피그의 장기는 인간의 여분의 장기가 될 수 있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바뀌었다. 이전에 돼지의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할 때만해도, 신장을 이식하면 소변이 나온다 정도에서 그쳤다. 인간의 본래 신장 부위에 신장을 정교하게 이식한 것도 아니었고, 이식받은 환자는 애초에 회복이 불가능한 식물인간 상태로 이식 가능 여부를 확인한 정도였다.
심장은 완전히 이야기가 다르다. 환자는 심장질환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으나 심장 외에는 큰 문제가 없어서 심장만 이식받는다면 건강을 회복할 여지가 많았으며, 이식 수술 후 부작용 없이 회복중이다.
심장을 이식받는 사람이 알고 보니 흉악범이었기에 현재 논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흉악범이었기에 이런 실험적 성격이 강한 이식수술이 허가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이 흉악범의 경과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면, 빠른 시일 내에 미니피그의 장기의 이식은 상용화될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유전자 조작 돼지가 무한히 공급될거 같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다. 미국의 [리바이빅터] 라는 회사가 현재 유일하게 인간에게 장기이식이 가능한 유전자 조작돼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회사가 가까운 시일 내에 사업목표를 달성한다고 가정해도 매년 수백마리의 돼지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돼지의 사육비용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돼지장기의 이식에 얼마 정도의 비용을 감당해야 할지 예측하기도 곤란하다.
현재 장기이식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엄청나게 심각하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고 미니피그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진다면, 머지않아 이식용 장기가 없어서 죽는 사람은 없어질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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