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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전기차를 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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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관심이 많다. 

 

환경을 더 이상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는 신념으로, 분리수거나 에너지 절약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편리하다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도 사용하지 않고, 최대한 비누나 샴푸도 아껴 쓸라고 한다. 지지난번에는 LPG 차를 타고 다녔고 지난번에는 하이브리드 차를 타고 다녔다. 

 

그리고 이제 전기차로 넘어왔다. 많이 뿌듯하고, 차의 성능도 완전히 만족스럽다. 성능이나 퍼포먼스, 연비까지 모두다 좋은데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일단 충전이 불편한건 어쩔 수 없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는 신규입주로 아직 어수선해서 그런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만 해 놓고 가동을 시키지 않아서 아직은 외부에서 충전을 해야만 한다. 

 

외부에서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는 건 도저히 안 되고, 급속 충전기를 찾아다니는데, 급속 충전기라고 해도 30-40분동안은 충전해야만 한다. 

 

20분이면 타고 다닐만하다고는 하는데, 한번 충전을 시작하고 보니 왠지 끝까지 다 충전을 시켜야만 할거 같은 압박감이 든다. (급속 충전기는 100%까지 충전을 해주지도 않고, 90% 조금 안 될 때 배터리 보호를 위해서 충전을 중지시켜 버린다). 

 

어제도 퇴근길 중간에 있는 급속 충전소에 가서 충전을 물리고 40분을 길바닥에서 버렸다. 퇴근시간이 40분 늦어진다는 거 생각보다 많이 마이너스다.  이것도 운이 좋았다. 충전하고 있던 차도 없었고, 대기중인 차량도 없어서 바로 충전을 할 수 있었다. 

 

필자의 차가 절반쯤 충전했을 때, 다른 전기차가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필자가 충전을 완료하고 보니 운전자는 차 안에서 잠들어 있었다. 뭔가 동질감도 느껴지고 안타까운 마음에 유리창을 똑똑 두들겨서 깨워드리고 출발했다. 

 

필자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급속 충전소는 2대의 충전기가 구비되어 있는데 1대는 고장나 있었다. 처음부터 고장나 있었고 한달이 지난 지금도 수리되지 않았다. 알고 보니 가는 곳마다 대부분 상황이 비슷하다. 1-2대 정도만 작동하고 나머지는 고장나 있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왜 이렇게 관리하는 걸까? 엊그제 충전할 때는 자그만치 4대의 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한대당 20분씩만 충전하고 가도, 마지막 차는 80분이나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언제쯤 아파트에서 충전이 가능할까? 직장에는 혹시 충전기가 설치되지 않을까? 운행중에 방전되면 어떤 대책이 있을까? 불안한게 아주 많다. 핸드폰 외장배터리처럼 뒤에 거대한 배터리를 트레일러 형태로 매달고 다니게 되는 날이 오지는 않을까 싶다. 

 

몇 번 방심하면 충전 때문에 심장이 쫄깃한 순간이 온다. 지금대로라면, 분명 가까운 시일 내에 충전대혼란사태가 찾아올 것이다. 미리미리 잘 대비했으면 좋겠다. 계속 이런 상황이면 아무리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필자라 하더라도 전기차를 유지하는게 쉽지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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