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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가장 멋있는 강아지, 보스턴 테리어의 꼬리가 짧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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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서식하는 보스턴 테리어 종의 는 꼬리가 없다. 아니, 자세히 보면 아주 짧은 꼬리가 말려서 엉덩이에 달라붙어 있다. 밥테일, 잉글리쉬 불독, 펨브록 웰시코기, 프렌치 불독, 프렌치 포인팅 독, 오스트레일리언 쎄퍼드, 잭러셀 테리어, 우리나라 전통 견종인 경주개 동경 등, 여러 견종이 꼬리가 없다. 어제 보스턴 테리어 종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고 나니, 한 독자분(망고언니)께서 꼬리에 대한 질문을 해주셔서 이번 포스팅을 기획하게 되었다. 오늘 아침 우리집 를 쓰다듬으면서 몇 센치미터 되지도 않는 꼬리를 열심히 만지고 꾹꾹 눌러 보았다. 이 결과 필자가 파악하기로는 총 3마디의 꼬리뼈가 꼬리 안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꼬리가 정상적으로 형성된 강아지는 척추뼈의 연장으로서 꼬리뼈가 20마디 존재한다. 보스턴 테리어 종이 다 비슷하다. 대부분 꼬리가 아주 짧은 데다가 말려서 엉덩이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보스턴 테리어 견종은 모두 꼬리가 짧다. 짧은 꼬리가 말려서 엉덩이로 파고 드는 경우 부득이하게 꼬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행하기도 하지만, 척추뼈의 연장인 꼬리를 자르는 수술은 신경손상의 위험성이 크다. 척추 내의 척수는 뇌와 더불어서 중추신경계이기 때문이다. 우측상단의 테리는 단미수술을 진행하였다. 

 

동물의 꼬리는 무슨 역할을 할까? 동물계는 척추동물문과 비척추동물문으로 나뉘는데, 척추동물문은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등 다섯 종류로 나뉜다. 5 종류의 척추동물은 모두 다 꼬리를 가지고 있다. 굳이 사진으로 예시를 들지 않아도 모든 척추동물이 다 꼬리를 가지고 있는 건 쉽게 알 수 있다. 분명히 꼬리가 아주 쓸모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고대의 무시무시한 맹수인 검치호(스밀로돈)은 지금은 멸종한 맹수이다. 엄청난 송곳니로 먹이를 사냥했다고 하는데, 이 스밀로돈은 꼬리가 짧아서 먹이를 사냥하는데 불리했을 것이라고 한다(그래서 멸종했다고 한다). 사냥감을 추적할 때 급선회를 하거나 고속으로 달려야 할 경우 균형을 잡기가 힘들어서 사냥 성공률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것이다. 만약 인간이 멸종하여 인간이 기르던 강아지들이 다시 야생상태에서 생존경쟁을 해야 한다면, 안타깝게도 보스턴 테리어종은 사냥 능력이 부족하여 생존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다. 우리집 강아지 "쪼"도 사냥본능이 남아있어 뭔가를 잡으려고 할 때가 있지만 도무지 성공하는 걸 본적이 없다. 

 

현대의 맹수들은 꼬리를 이용해서 균형을 유지한다. 고대의 맹수인 검치호랑이 스밀로돈은 꼬리가 짧아서 멸종했다(는 가설이 있다).  

서울대학교 김희발 교수 연구팀과 농촌진흥청은 꼬리가 없는 우리나라 전통 견종인 동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꼬리가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꼬리가 없는 견종은 유전적인 이유로 꼬리가 없는 것인데, 세포골격 막단백질(ANKRD11)의 유전자와 힘줄형성(ACVR2B) 유전자가 관여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유전자들은 모두 T 유전자에 존재하는 아미노산 변환 변이체에 관련된 부분인데, 동경 견종 이외에도 외국의 꼬리가 짧은 견종 모두 같은 돌연변이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상적인 강아지의 꼬리는 뼈마디가 20마디인데 이 유전자들에 돌연변이가 일어났을 경우, 무작위적으로 꼬리뼈마디의 수가 감소하여 2마디에서 7마디 정도로 유지되었다. 꼬리가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아 꼬리를 형성하는 유전자 자체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전학 논문은 늘 어렵다. 2017년 Scientific Reports 지에 실린 논문이다. 이 논문은 보스턴 테리어견종을 직접 대상으로 하지는 않았으나, 꼬리가 짧은 견종은 모두 같은 원인으로 꼬리가 짧다고 주장하고 있다. 2가지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꼬리가 짧아지는 현상을 유도해내는데, 꼬리가 짧아지는 것 말고는 별다른 병리학적 소견이 없다. 

 

강아지는 상기의 2 유전자에 문제가 생겨서 꼬리가 짧아지는데, 꼬리가 짧아지는 것 이외에 별다른 병리학적 소견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꼬리가 없는 인간은 이 유전자들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KBG 증후군이라는 질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KBG 증후군은 특징적인 얼굴 기형 및 발달 장애, 저 신장 등을 보이는 희귀 질병이며, 발달장애와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하지만, 임상 양상의 스펙트럼이 너무 넓어서 명확한 특징이 없다. 강아지의 꼬리가 무작위적으로 짧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양태를 벗어난 무작위적인 현상인 것이다.

 

2011년 The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지에 실린 논문이다. 강아지에 꼬리가 없어지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인간한테 발생할 경우 KBG 신드롬이라는 질병에 걸린다. 강아지의 꼬리가 일정하게 없어지지 않고 무작위적으로 짧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KBG 신드롬도 얼굴 기형 및 발달장애, 저신장등의 공통점을 제외하면 증상이 일정하지 않으며 무작위적이다. 

 

꼬리가 짧아지는 이유, 충분히 설명이 되셨나요? 과학적으로 궁금하여 다뤄줬으면 하는 이슈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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