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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왜 노벨과학상을 타지 못하나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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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노벨과학상이 단 한명도 나오지 않은 것인가? 노벨상 수상자가 역대 김대중 전 대통령 단 한명인 것인가?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환경보호상 1명, 경제학상 1명, 수학상 1명, 유체역학상 1명으로 무려 4명의 추가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 뭔 듣도보도 못한 소리냐고?

노벨상이긴 노벨상인데 "이그 노벨상이다. 이그노벨상은 노벨상을 패러디하여 만들어진 상으로서 미국의 유머과학잡지인 "기발한 연구 연감"에 의해 만들어졌다.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시상식장에 나타나 시상에 참여하기도 하고, 논문 심사와 시상을 맡고 있다. 이그노벨상 수상자들의 상금은 해마다 다르지만, 2013년과 2015년 수상자들은 자그마치 10조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미국 달러가 아닌 짐바브웨 달러로 받았다. 이를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약 4달러이다. 은박지로 만든 은메달을 받거나, 생각하다가 넘어지는 사람이 그려진 상장을 받기도 한다. 2003년 수상자들은 1nm의 금 벽돌을 받았다.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기 때문에 밀폐된 아크릴 상자 안에 담긴 채로 받았다.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크기다(육안으로는 um 단위조차도 보이지 않으며, 현미경으로만 관찰 가능하다. 그보다 훨씬 더 작은 1nm의 크기는 일반 광학 현미경으로조차도 관찰이 불가능하여 전자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한데 컬러가 아닌 흑백으로만 이미지를 볼 수 있다). 

 

이미 다른 언론과 매체에 실명이 많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실명으로 소개하겠다. 1999년 FnC 코오롱의 권혁호씨가 향기나는 양복을 개발하여 이그노벨 환경보호상을 수상하였다. 2000년 무려 3만 6천쌍을 결혼시킨 공로로 이단기독교 종파의 문선명 교주가 이그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2011년에는 역시 이단기독교 종파인 이장림 목사가 세계 종말을 예측해낸 공로로 이그노벨 수학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커피잔을 들고 다닐 때 커피를 쏟는 현상에 대해 연구한 민사고의 한지원이 유체역학상을 수상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그노벨상이 웃음이나 조롱거리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재미있거나 엉뚱한 점이 있는 연구에도 상을 주기 때문이다. 다만 수상자들 대부분이 시상식장에 안 나타나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2000년에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안드레 가임은 2010년 그래핀에 대한 연구로 진짜 노벨상을 받았는데 그래핀은 인류의 삶을 바꿔줄 만큼 정말 영향력 있는 물질이다. 이 노벨상 수상자가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업적은 개구리가 자성을 띄기 때문에 자석에 의해 공중부양이 가능하다는 연구였다. 조셉 켈러 교수는 2012년, 1999년 무려 2번이나 이그 노벨상을 수상한 유일무이한 경력이 있다. 

 

해외의 수상자들은 어떨까? 너무 많은 수상자들이 있어서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만 추려서 소개한다. 

 

1. 손가락 꺽기와 관절염은 무관하다는 연구로 의학상을 수상한 도날드 엉거

미국 캘리포니아의 의사인 도널드 엉거는 어머니의 잔소리인 "손가락 자꾸 꺽으면 관절염 걸려!" 에 반박하기 위해서 왼손만 사용하여 손가락을 무려 60년 동안 꺾음으로서 손가락 꺽기와 관절염이 무관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는 실생활에 스며든 편견을 바로잡아준 실용적인 연구라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임상 사례가 도널드 엉거 본인 1명뿐이기 때문에 사례 부족으로 크게 인정받지는 못하였다. 

 

2. 스테판 볼리거 

영화에서 술집에서 싸움이 붙으면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보통 맥주병이 산산조각이 나고 사람은 기절만 하고 대계 머리통이 깨지지는 않는다. 스위스 베른 대학교의 스테판 볼리거 교수는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나름 과학자라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설정해서 새 맥주병(맥주가 들어 있는) 과 빈 맥주병을 비교해서 실험했다. 새 맥주병(맥주가 들어있는)으로 머리를 내려치는 힘은 40J 이었고, 빈 맥주병으로 머리를 내려치는 힘은 30J 이었는데, 두개골이 뽀개지는 힘은 14.1J 이었다. 어떤 맥주병으로 내리치건 두개골은 뽀개진다. 다만, 맥주가 들어 있는 맥주병으로 맞았을 때 두개골이 더 많이 깨진다. 

 

3. 댄 애리얼리

이분은 미국 듀크대 교수로서 나름 명망 있는, 심리학과 경제학 교수이다. 학자로서의 커리어는 거의 완벽하다... 이그노벨 의학상을 수상한 것만 빼고. 연구는 "값비싼 가짜 약이 싼 가짜 약보다 효능이 더 좋다" 는 내용이었다. 의학과 심리학에서 흔히 얘기하는 플라시보 현상에 대한 연구인거 같은데, 본질적으로 따져보면 비싼 물건이 싼 물건보다 좋아 보이기 때문에 잘 팔리는 현상을 훌륭하게 고찰해낸 내용이다. 이는 실제로 고급화 전략 등으로 마케팅에 많이 사용되는 전략이다. 암튼 결과는 이그노벨상이다. 

 

4.  미국 댄버러 앤더슨과 대만 타이베이 의대의 공동 수상 (화학상)

미국의 댄버러 앤더슨은 다이어트 콜라가 피임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타이베이 의대에서는 다이어트 콜라가 피임효과가 없다는 정반대의 연구를 발표함으로서 2008년 공동으로 이그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5. 치바현 위즈사의 아카히로 요코이와 반다이사(경제학상)

일본의 이그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다. 필자와 비슷한 나이의 어른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일본의 히트작, 가상 애완동물 다마고치를 개발하였는데, 청소년들이 엄청난 시간을 가상 애완동물로 보내게 한 공로로 이그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6. 프랑스의 기독교 청년단체인 길을 밝히는 자들(고고학상)

프랑스의 메리어리스 동굴에 있는 선사시대의 동굴벽화(15000년 된 유적, 고조선이 5000년 되었으니까 엄청 오래된 유적이다) 를 갈아내어 지우고, 그 자리에 기독교적인 그래피티 낙서를 그렸다.

 

이번 포스팅은 위키피디아의 이그 노벨상 검색 결과와, 이웃집과학자 홈페이지의 내용에서 많은 부분을 발췌하였고, 수상자들의 논문 일부를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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