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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개는 호모 사피엔스의 은인" 이라는 포스팅을 했다. 댓글에다가 링크 걸어두겠다. 요약하자면, 개는 호모사피엔스에게 경계보초의 역할과 전투력 지원의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사냥 성공율을 무려 56%나 증가시켜서, 호모사피엔스의 경쟁종이었던 네안데르탈인을 이기게 해주었다. 확실히 소나 돼지, 말 등 다른 가축들에 비해 개는 특별하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개의 동맹"이라는 표현을 쓰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런 특별한 존재가 개 말고도 또 있는데 바로 고양이다. 고양이는 정말 특이하다. 친근함 면에서는 개와 마찬가지로 돋보적이지만, 인간의 사냥을 도와주거나 식량이 되어주지도 않는다. 갸르릉거리고 귀엽기는 한데 실익이 별로 없어 보이는 이 고양이는 도대체 왜 특별한 존재일까?
고양이가 특별한 존재가 된 시기는 인류가 수렵생활에서 농경생활로 생활방식을 바꾸었을 때이다. 농경생활은 인류의 주식을 밀이나 보리, 쌀같은 곡류로 바꾸는 식량혁명이었다. 그런데 이는 인간만의 혁명이 아닌 "쥐"들에게도 혁명이었다. 식량을 저장하는 창고는 늘 쥐떼의 보금자리이기도 했다. 쥐떼는 네안데르탈인 이후, 호모사피엔스의 식량안보의 가장 큰 위협이었다.
아마 첫 시작은 우연이었겠지만, 고양이의 조상인 아프리카 들고양이들은 쥐를 주식으로 사냥을 하다가 인간의 식량창고(즉 쥐떼 집단 서식지역) 이라는 노다지를 발견하고 자리를 잡았을 것이다. 그 중 일부의 개체는 인간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 노다지 사냥터를 유지하기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깨달고 인간과 동맹을 맺었을 것이다. 개는 여러가지 증거로 볼때, 선사시대때부터 인간과 동맹을 맺어왔지만, 고양이는 가장 오래된 기록이 고대 이집트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확실히 농경시대와 함께 동맹에 합류한 듯 하다.
인간과 개, 고양이의 삼자동맹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굳건하게 유지되고 있다. 비록 현대에는 개와 고양이 모두 동맹자로서의 역할의 대부분을 상실하였으나, 그들의 조상이 이룩한 공로는 국가유공자로서 아직까지도 그 후손들이 누릴 만하다.
아마도 여러번 반복되었던 일이겠지만, 인간은 중세시대의 유럽에서 이 동맹을 깨는 끔찍한 배신행위를 자행했었고, 결과는 참혹했다.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누군가가 동물들이 흑사병을 옮긴다는 가짜 뉴스를 퍼트렸고, 이는 개와 고양이들에 대한 전유럽적인 학살로 이어졌고 이는 쥐떼의 엄청난 확산을 야기했다. 흑사병을 옮기는 진짜 주범이었던 쥐들은 패스트를 더욱 더 확산시켜 버렸고, 인간은 겨우 3년동안 2천만명이 사망했다.
필자가 본 포스팅을 작성하는 이 순간 코로나는 전세계에 1.68억명을 감염시켰고 349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2000만명이 사망한 흑사병과 비교하기는 곤란하지만, 그 동안 발달한 과학과 의학의 힘을 생각하면 349만명이라는 숫자는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런 엄청난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데에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관련된 거짓뉴스들의 힘이 컸다.
마스크를 쓰면 안 된다는 가짜 뉴스는 분명히 이 질병의 초반 전세계적인 확산에 크게 기여했으며, 종교적 광기 역시 한몫했다. 이제 우려되는 것은 강아지나 고양이가 코로나에 양성반응이 나왔다는 가짜뉴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강아지나 고양이의 세포에 감염자체가 되지 않는데, 만약 강아지나 고양이가 양성반응이 나왔다면 이는 반려인의 기침이나 체액이 검출된 결과일 것이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정확하게 인간의 세포를 공격한다. 코로나 19는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다. 인간의 동맹군인 이들이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에는, 마스크를 쓸 수 없는 길고양이들이나, 산책을 좋아하는 강아지들이 코로나에 전염되어 시름시름 앓거나 떼죽음을 당하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한번도 이런 뉴스를 듣거나 목격하지 못하였다. 이들이 별 증상이 없고 인간만을 전염시킨다는 가짜뉴스도 있던데,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과 반려동물을 기르지 않는 사람간에 감염율 차이가 있다는 뉴스도 듣거나 목격하지 못하였다. 완전한 가짜 뉴스인 것이다.
중세 유럽의 교휸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우리의 든든한 동맹을 배신하는 순간, 또다시 어떤 대가를 치뤄야 할지 아무도 모른다. 남탓하지 말고 인간의 문제는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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