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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신생아와 반려동물을 같이 기르면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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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적으면서도 속상하다. 요 바로 전의 포스팅이 강아지와 고양이가 코로나를 옮기니 어서 갖다버리라는 말에 대한 필자의 최대한 이성적인 대응이었다(댓글에 링크를 걸어두겠다).

 

그런데 그 분은 일전에 애기와 반려동물은 같이 기르면 안 된다는 주장을 스스럼 없이 하시던 분이었다. 마치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을 "젊은 날의 치기"같은 것으로 치부하며,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고 나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는 필자를 "한심한 녀석" 취급을 하였다. 그 분의 직업은 필자와 같은 "과학자"이기에 그냥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닌 논문이나 과학적인 증거를 들고 와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필자 입장에서는 더욱 힘들었다. 

 

1. 일단 필자가 인정한 사실

 옴 때문에 생기는 피부 개선증이나 톡소플라즈마와 같은 기생충성 질환,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에 의한 여러가지 질병들이 아기에게 옮을 수 있다는 사실. 반려동물의 털이 아기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털을 아이가 집어먹을 수 있는 가능성. 반려동물의 가벼운 장난으로도 아기가 다칠 수 있다는 점.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

 반려동물을 아기와 함께 기르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두번이상 청소를 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며, 온습도를 이상적으로 조절해 주는 것이 질병예방을 위한 조취이다. 그런데, 반려동물이 아니더라도 아기가 있는 집이 일주일에 두번 이상 청소를 안하는 건 사실 굉장히 이상한 일이다. 우리 집은 매일 한번씩 청소하는데 혹시 필자가 지나치게 깔끔을 떠는 것일까? 공기 청정기는 가동시키면 그만이다. 이미 필자의 집에는 2대나 가동중이다. 온습도계를 이용해서 항상 5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역시 반려동물이 없었어도 당연히 했어야 할 일이다. 

 반려동물의 장난으로 아이가 다칠 수 있다고 하는데, 반려동물이 아니어도 애기는 절대 혼자 두면 안 된다. 당연히 반려동물과 아이를 둘만 방치할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려동물의 목욕도 자주 실시한다. 

 사실상 반려동물과 아기를 같이 기르기 위해서 추가적인 노력은 강아지를 기르는 이라면 누구나 하는 산책이나 목욕 정도일 것이다. 

 

객관적이긴 힘든 주장이지만, 필자의 경험으로 우리집 강아지 쪼는 아기의 가장 든든한 보호자이자 친구로서, 아이를 진심으로 아끼고 엄청나게 조심하는 것이 눈에 보이며, 항상 같은 곳을 쳐다본다. 

 

U-tube 에서 나오는 아기상어에 매료되어 함께 집중하고 있는  13살 강아지 쪼와 2020년 8월생 윤이나 양.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3. 반려동물과 아이를 같이 키우는 경우의 장점

 아이는 생후 6개월이 지나야 동물을 구분할줄 알고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12개월 후에는 동물과 교감하고 정서적 유대감을 느낀다고 하니, 완전 신생아일 때는 반려동물이 아이의 정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 같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자녀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체험학습 때 꼭 동물체험을 한다고 이곳저곳에 가는 부모님들이 많은데, 그렇게 잠깐씩 겉핥기식으로 무슨 정서에 도움이 되겠는가? 함께 사는 반려동물 가족이야말로 정서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책임감도 길러 줄 수 있다. 

 

4. 그렇지만 진짜로 큰 하나의 단점

 반려동물의 수명은 인간보다 훨씬 짧다. 만약 집에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 아기 반려동물을 맞이할 경우, 십중팔구 반려동물은 신생아가 한참 예민한 청소년기에 죽음을 맞게 된다. 아이가 한참 예민할 시기에 가족을 잃는다는 것은 굉장히 큰 충격일 것이다. 

 

결론. 인간의 생각은 각양각색이지만, 정말 중요한건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는 것이다.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는 존재를 갖다버려라 마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나치다. 윤리와 도덕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강아지를 유기하는 것은 명백한 범법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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