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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아는 것이 힘이다 ? - 의대생 증후군, 노세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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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증후군, 영어로는 Medical student Syndrome 이라고 한다. 의대생들은 자신 혹은 가까운 사람에게 어떤 증상이 생기면, 자신이 수업시간에 배운 병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꼭 의대생 뿐만 아니라 약학이나 병리학을 배우는 모든 전공의 학생들에게 나타날 수 있다. 필자는 식탐이 많아서 살이 쪘을 뿐인데, 쿠싱 증후군 (코티콜 호르몬이 많아져서 배가 부풀어 오르는 병) 을 의심한 적이 아주 여러번 있다. 어떻게 보면 의대생 증후군이 아니라 자기합리화 같기도 하다. 비슷한 현상으로 "상담대학원생 증후군"이 있다. 정신과 상담을 배우는 대학원생들이 본인을 우울증이나 불면증 등으로 의심하는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 의대생 증후군을 보면 아는 것이 병일 때도 있다. 

 

1966년 정신과 의사인 죠셉 내텔손의 연구에 의하면, 의대생의 79%가 의대생 증후군을 겪는다. 피곤해서 눈썹을 씰룩이면 루게릭병, 입이 마르면 당뇨병, 관절이 쑤시면 류마티스, 살이 찌면 쿠싱증후군, 등 일종의 건강염려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의대생 증후군은 특별한 그룹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이를 일반인들의 영역으로 확장시키면 "노세보 효과"라고 부를 수 있다. 플라시보 효과가 가짜 약을 진짜라고 믿으면 약효가 있는 것의 반대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노세보 효과는 사람이 병에 관심을 집중하거나 믿을 경우 실제로 몸과 마음에 증상이 생기는 것을 보여주는 효과이다. 

 

미국의 연구에서는 환자들이 항암제라고 속인 후 생리식염수를 투여했더니 환자의 30%가 머리털이 빠졌다. 피에르 키셀의 연구에서는 정제된 설탕을 주고 구토유발제라고 속였더니 환자의 80%가 토했다. 다중인격환자에게서 보인 재미있는 연구결과도 있다. 하나의 인격에서는 혈당이 정상이었으나, 스스로를 당뇨병이라고 믿는 다른 인격이 나타나면 혈당량이 증가하여 정말로 당뇨병 환자가 되었다. 

 

최근에는 포탈이나 유투브 검색을 통해서 일반인들도 보다 손쉽게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비슷한 현상이 일반인들에게도 나타나곤 한다. 의대생들이 아직 전문가가 되지 않은 영글지 못한 전문가라고 가정하면, 일반인들이 검색을 통해 공부해보고, 의대생 증후군을 겪는게 이상한 일도 아니다. 맘까페나 애견까페 등에 들어가보면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필자의 와이프는 애기 배꼽이 아직 덜 떨어졌을 때, 신생아 배꼽 종양을 의심하여 필자를 닥달한 적이 있고, 필자가 자주 애용하는 보스턴 테리어 모임 "보스 오브 보스턴"에서도 강아지의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하여 여러가지 검색을 해보고 마음앓이를 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그 중에 제일 심각한 인간은 바로 필자 본인이다 ㅠㅠ) .  

 

모든 일에는 전문가가 있는 법이다. 검색을 통해 얻은 정보는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고, 아이가 아프면 소아과에, 강아지가 아프면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것이 역시 제일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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