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이 뜨거운 감자다. 필자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코로나 종식을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백신 접종이 당연한 것인데, 코로나 종식을 바라지 않는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거부가 마냥 이기심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포심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기저질환이 있다면, 공포심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어, 과연 기저질환자가 백신을 접종해도 되는 것인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과연 기저질환자가 백신을 접종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성을 높이는가.
기저질환이라는 것이 하나의 질병이 아닌 개념이기 때문에 모든 기저질환을 다 다룰 수는 없다. 고혈압, 천식, 당뇨, 신부전이 일반적으로 많이 갖고 있는 기저질환인데 이들을 병리학적으로 상이하기 때문에 특별한 기저질환에서 특별히 백신 부작용이 높아질 경우 다루어야 하겠지만, 어떤한 기저질환에서도 백신 부작용이 높아진 보고는 학계에 전혀 없다.
사실 의학계에서는 이미 상식이다. 기저질환자가 백신을 접종한다고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은 절대 아니고, 오히려 백신을 더욱 강력하게 접종하여야 한다. 기저질환자들은 백신 접종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 아니,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 한다. 기저질환자들은 백신을 맞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라는 말이 여러 안내문이나 언론에서 많이 나오는데, 기저질환자들이 백신 맞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거나 주의할 것조차도 없다.
기저질환자가 백신을 맞을 경우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나 사례는 전혀 없는 반면에, 기저질환자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 훨씬 치명율이 높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코로나에 걸려도 가볍게 지나가는 사람이 있고, 사망에 이를 정도로 심각해지는 사람이 있는데, 기저질환자들의 경우 심각한 정도로 진행되는 "치명율"이 훨씬 높다. 다만, 기저질환이 있다고 해서 코로나에 더 잘 걸리는 것은 아니다. 걸렸을 경우 훨씬 위험할 뿐이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현재 인구의 15%가 접종한 상황인데, 골고루 15%가 아닌 취약한 인원들이 먼저 접종하였다. 이 중에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계신 환자분들이 포함되는데, 코로나 치명률이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었다.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던 중환자실에 여유가 생겼다. 아직 많은 사람이 접종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일 발생환자수로 보면 효과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치명률이 감소하여 중환자가 감소한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기저질환자들은 겁먹지 말고 본인이 가능한 최대한 빠른 방법으로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
스탠트시술이나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는 특히 혈전에 예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혈전으로 크게 고생한 기억이 선명할 것이고, 백신과 혈전 이슈를 생각해 보면 당연히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환자들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항혈전제와 항응고제를 복용중이기 때문에 오히려 혈전이 생성될 확률이 더 적다. 현재 스탠트 시술이나 관상동맥 시술을 받은 환자 중 혈전생성 보고는 전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저질환자가 백신 접종이 유익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 논문이 혼재하고 통계치도 대중없어서 확실치는 않지만, 장기이식이나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면역억제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에 백신의 효과가 상쇄되는 보고가 있다. 물론 백신에 대한 치명적 부작용등이 보고되지는 않앗지만, 면역억제제를 장기복용하는 환자의 경우, 코로나항체 생성율이 17.4%에 그친다는 논문이 투고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실험은 모두 RNA를 이용한 백신(화이자, 모더나)로만 이루어졌지만, 백신의 원리로 미루어 볼 때 다른 백신들도 유사할 것이다. 67%에서 95%의 항체 생성율이 보이는 백신이 특정그룹에서 20%가 안 되게 나오는 것은 분명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인 것이다.
팩트 1. 대부분의 기저질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백신접종의 위험성은 높지 않다(같다).
팩트 2. 대부분의 기저질환자들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코로나에 더 잘 감염되지 않는다(같다).
팩트 3. 하지만 기저질환자들의 경우 코로나에 걸리면 "치명률"이 훨씬 더 높다.
결론 1. 그렇기 때문에 기저질환자들은 반드시 백신 접종을 해야만 한다.
결론 2. 면역억제제 장기복용환자(장기이식 혹은 자가면역질환자 중 일부)는 백신의 효과가 크게 상쇄될 수는 있으나,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지지는 않으니,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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