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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단위를 통일하는 도량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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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를 통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필자가 과학자라서가 아니라 단위를 통일하는 일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데 단위 통일의 중요성을 잘 모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기도 하고, 본인에게 익숙한 단위를 바꾸기 싫어하는 경향이 강해서, 쓰던 단위를 바꾸는 일은 엄청난 저항을 불러 일으킨다. 

 

길이(m), 시간(s), 광도(cd), 질량(kg), 온도(k), 전류(A), 몰수(mol) 로 이루어진 7가지 기본 단위

 

길이의 단위는 "미터"이다. 센티미터, 미터, 밀리미터 마이크로미터 등은 모두 미터법으로 길이를 쟤는 방법이다. 현재 국제도량형국 국제비교 데이터베이스(BIPM KCDB)에 의하면 1m는 빛이 진공에서 1/299792458초 동안 진행한 거리이다. 필자의 키는 175cm 인데, 아무도 필자의 키를 8척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 밖에도 미국에서 쓰는 야드, 마일, 피트, 인치 등이 있다. 미국에 가서 운전을 하면 자동차 계기판이나 도로에 표시된 단위가 모두 마일이라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전세계가 미터법을 사용하는데 미국만 본래 사용하던 단위를 바꾸지 않는 것이다. 강대국의 자존심일까, 아니면 그저 갑질을 하는 것일까?

 

미국은 1999년 9월에 미터법을 사용하지 않다가 아주 큰 낭패를 당했다. 1999년 9월 미국의 화성기후 탐사선이 화성궤도에 진입하다가 파괴되며 추락해 버렸다. 우리 돈으로 약 1160억원이 단번에 날아간 대형참사였다. 원인은 미터법 때문이었는데, 탐사선을 제작한 록히드마틴이 야드, 파운드 등의 단위를 사용한 반면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미터법을 사용했다. NASA는 이를 교휸삼아 이듬해 1월부터 모든 단위를 미터법으로 통일하게 되었다. 일반인들도 낭패를 당한다. 미국에서 운전할 때 계기판을 보고 헤깔리는 것은 물론, 모든 도로표지판도 마일 기준으로 써 있어서 감이 없다. 신발을 살 때도 표시하는 사이즈가 달라서 몹시 어렵다. 

 

온도를 표시하는 단위인 "섭씨" 도 문제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섭씨를 받아들인 나라는 모두 섭씨를 사용한다. 사람의 체온은 섭씨 37도이고, 물은 섭씨 0도에서 얼고 섭씨 100도에서 끓는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화씨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부터 사용하던 것을 고치지 않은 것인데, 우리나라 사람이 아무리 영어를 잘해도 미국에 가서 일기예보를 보면 당최 날씨가 어떻다는 건지 알아먹을 수가 없다. 미국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한가지 반전이 있다. 온도를 표시하는 SI unit은 섭씨도 화씨도 아니고 K 라는 사실. 무게의 단위는 또 어떤가? 표준단위인 SI unit은 그램을 사용한다. 우리는 무게를 모두 킬로그램으로 표시하고, 운동을 할 때 아령의 무게도 모두 킬로그램으로 통일하여 사용한다. SI unit을 사용하는 나라들끼리는 외국에 나가도 무게가 헤깔릴 일이 없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도 파운드 단위를 사용하고, 과학계에서는 뉴턴이나 다인 단위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아직까지 도량형 통일은 완성되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세계 최고 국가라는 자부심 때문인지, 낡은 관습을 철폐하기가 싫은 것인지, 단위를 바꾸는 것에 아주 인색하여 외국인들이 미국에 방문하면 적응하기에 애를 먹게 했다. 배려가 없는 것인지 본인들은 불편하지 않으니 모르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미국에서는 신발을 사도, 지도를 보고 어딘가를 찾아가도, 우유를 한팩 사도, 일기예보를 봐도, 단위 때문에 아주 헤깔린다. 그런데 이게 미국에서만 있는 일은 아닌거 같다. 우리나라도 아직 미처 바뀌지 않은 낡은 단위들을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에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제곱미터로 표시된 단위 때문에 실제 모델하우스에 방문하기 전까지는 우리집이 도대체 얼마나 큰지 잘 몰랐다. 평으로 환산을 해서 봐도, 그 때만 그런가보다 했지 제곱미터로 표시된 집을 보면 도대체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온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제규격에 따라서 모두 제곱미터를 사용하는 추세이니 낡은 관습을 고수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어서 제곱미터 단위에 적응해야 되겠다. 요즘 많이 없어지기는 했으나, 고기를 살 때 아직도 "고기 한근 주세요" 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1근은 600g을 뜻하는 단위인데, 최근에는 도량표준화를 위해서 모든 정육점이 그램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근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SI 단위는 아니지만 비슷하면서도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도로명주소이다. 처음에 도로명 주소를 도입하려고 할 때는 저항감이 엄청났다. 뉴스와 언론과 인터넷에는 불편해서 못 살겠다는 항의가 빗발쳤고, 필자 역시 불편해서 짜증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는 것이 국제 표준은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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