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교차접종에 대한 포스팅은 예전부터 준비하다가 그만두기를 몇 차례 했다. 당시에는 교차접종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하기도 했었고, 실제 과학적인 근거라고 들고 나온 것들이 필자가 보기에는 가당찮았다.
첫번째 가당찮은 점은 실험설계가 잘못되었다는 점이었다. 논문도 없지만, 언론을 통해서 나온 실험을 그림1에서 살펴보자. 아스트라제네카는 원래 2회 맞는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회만 맞혀놓고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교차접종한 것과 비교를 했다. 당연히 교차접종이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일 것이다. 제대로 실험을 하려면 아스트라제네카 만으로 2회 접종한 경우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를 교차접종한 경우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두번째 가당찮은 점은 교차접종이 좋다는 수치이다. 항체형성율이 3배 좋아졌다 혹은 30% 좋아졌다고들 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번 접종시 항체 형성율이 90%짜리 백신이다. 그럼 교차접종할 경우 270% 혹은 120% 가 된다는 소리인가? 도대체 3배 혹은 30%, 아니면 인터넷에 떠도는 더 큰 수치들은 어떻게 나온 수치일까? 270%, 120%는 실험자가 백신을 맞을 경우 옆 사람까지 항체가 생긴다는 말인가?
저따위 실험만 가지고서 교차접종을 하겠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는 짓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많은 나라들이 교차접종을 고려하여 임상실험을 진행하고자 한다. 저 실험이 터무니 없으니 다시 임상실험을 할 수 밖에 없고 이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필자는 최근 Lancet 저널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잘 설정한 제대로 된 실험결과를 보았다.
Lancet 지에 나온 결과를 살펴보면, 교차접종을 한 경우에 백신의 효능 자체는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약간 증가한 거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90%가 넘는 효능을 지니고 있으니 방어효과는 거기서 거기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효능이 비슷한 것을 굳이 교차접종을 해야 하나싶다. 하지만 백신을 1차 접종 후 2차 접종분의 물량이 부족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아스트라제네카가 그렇다) 2차 접종을 다른 회사의 백신을 접종해서 완성하는 것이 그리 나쁜 전략이 아닐 듯 싶다. 효과는 비슷하니 말이다. 우리네 옛조상님들이 말씀하셨듯이 "검은 소던, 하얀 소던 밭만 잘 가면 된다.".
하지만 효능은 비슷한데 비해서 부정적인 게 있다. 바로 부작용이다. 치명적인 부작용이 아니라 발열과 두통으로 대표되는 (즉, 지금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부작용이 교차접종시 늘어난다는 점이다. 아래의 그래프는 Lancet 지에 실린 데이터를 BBC 에서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논문에 그래프 좀 잘 그려주면 좀 덧나나).
결론. 백신의 수급이 불안정하여 교차접종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교차접종이 아직 임상 3상까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임상2상에서 충분한 효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효과는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두려운데 의사들은 자꾸만 경미하다고 말하는 그 부작용, 발열이나 두통 등의 독감증상은 교차접종시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교차접종이 방어력이 3배, 30% 늘어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추신1. 만약 진짜로 교차접종 시 방어력이 3배 혹은 30% 이상 늘어났으면, 당장 모든 백신을 교차접종으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게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보자.
추신2. 미국 FDA, CDC는 교차접종을 승인하지 않았다. 유럽에 FDA에 해당하는 EMA, WHO 까지 제일 권위있는 기관들은 교차접종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럽에서 교차접종에 대해서 소규모로 연구해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유럽 어느 나라에서 권고했다라는 말은 EMEA가 승인을 안해줘서 어차피 못 한다는 소리다. 이러다가는 우리나라만 교차접종 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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