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양자강 하류 유역의 바다숲 및 해양생태계 복원의 일환으로 괭생이 모자반을 양식했다. 문제는 양식을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한거 같다. 물에 떠서 자라는 괭생이 모자반은 과잉증식하여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의 전라남도 일대와 제주도에 상륙하고 있다. 해변에 상륙하여 차곡차곡 쌓이는 괭생이 모자반이 부패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악취가 발생하고 각종 벌레가 꼬여 제주도의 해안은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하락하고, 전남에서는 양식장에 피해가 발생한다.
괭생이 모자반은 식용으로 쓰일 수도 없으며, 엄청나게 질기다. 선박의 스크류에 감기면 엔진의 힘이 감당하지 못하고 선박이 망가질 정도다. 2017년에는 배의 스크류에 감긴 괭생이 모자반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다가 사망사고가 발생하여 큰 문제가 되기도 했었다. 2015년에는 1만 2천톤이 수거되었고, 2017년에는 4천 418톤이 수거될 정도로 엄청난 양의 괭생이 모자반이 국내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여러차례의 경험으로 중국에 양식을 하지 말라고 요청하는 일은 아마 소용없을 것이며,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게다가 괭생이 모자반이 이제 양식하고 상관없이 자체적으로 번식하여 퍼져나가기 시작하여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괭생이 모자반은 국내법상 아직까지도 폐기물로 지정되지 않아 폐기물 처리업체에서 받아주지도 않는다. 소각하거나 매립하기에도 양이 워낙 방대하고, 비료화를 시도하였으나 극히 일부만 사용되었고, 농부들이 사용을 꺼린다. 2017년 방제작업에 투입된 선박은 238척, 중장비 223대, 인력 7341명이고, 자연경관 훼손과, 관광사업 피해, 양식장 피해 등 우리 돈으로 약 83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거의 자연재해 수준이다.
최근 괭생이 모자반의 대량증식 및 이동을 위성으로 추적하고 예측하기도 하지만, 선제적으로 수거하는 대책만 가능할 뿐, 어떻게 폐기할지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과학적 분석결과들을 살펴보면, 괭생이 모자반은 셀룰로오스를 많이 가지고 있는 반면, 리그닌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는 목재에서 리그닌을 제거한 뒤 셀룰로오스를 사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괭생이 모자반은 종이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또한 셀룰로오스는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의 원재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괭생이 모자반은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의 원재료로서도 가능할 것이다.
이미 유사한 성분으로 이루어진 미역이나 김, 파래 등 식량자원으로 유사한 연구들이 진행되었고 성과가 있었으나, 식량자원을 사용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만약 괭생이 모자반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하여 종이나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다면, 괭생이 모자반을 활용한 신산업을 일으킬 수 있을 수도 있다.
셀룰로오스는 굳이 종이나 바이오플라스틱을 제조하지 않아도 펄프 자체도 속옷, 건강소재, 침구류 등의 산업에 재료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게다가 괭생이 모자반은 후코이단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항암효과와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어 의약외품으로의 가치가 아주 뛰어나다. 괭새이 모자반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하고 잔여물에서 후코이단을 추출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 남은 잔여물은 다른 해조류와 마찬가지로 발효를 통해 바이오연료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지금 괭생이모자반은 쓰레기에 불과하여 처리하는데 해결할 수 없는 여러 문제가 있고, 해결이 된다 하더라도 계속 유입될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를 원재료로 한 신산업이 창출된다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이를 수거하여 가공할 인프라가 자동으로 갖추어질 것이다.
이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하다는 점, 대표적인 재활용 물품인 종이와 플라스틱을 근본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로 미래지향적인 첨단산업이 될 수 있음은 물론 상당히 높은 일자리 창출효과도 가능할 거 같다. 부차적으로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고, 종이의 원재료 사용량을 줄여 산림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본 포스팅은 필자가 정부기관에 제안했던 연구제안서를 간단하게 요약한 내용입니다.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화 유전자 ARHGAP11B (0) | 2021.07.30 |
---|---|
오우무아무아 - 외계인 탐사선이 우리를 발견한 건가? (1) | 2021.07.30 |
코로나 19 특집 - 태국 원숭이 반란 - 현실판 혹성탈출 (0) | 2021.07.28 |
게놈 프로젝트 이제야 써먹을 수 있겠네 (0) | 2021.07.28 |
인간의 생태계 개입 사태 8탄 - 대한민국의 황소개구리 (1) | 2021.0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