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 도쿄의정서, 지구온난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중지. 등 여러가지 관련 이슈가 있다. 여러가지 설명과 정보를 나열할 수 있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하여 향후에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생산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유럽연합의 경우에는 노르웨이는 2025년, 영국은 2035년, 프랑스는 2040년부터 판매금지를 하기로 했으며,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캐나다는 2035년부터 판매금지를 하기로 했다. 물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동차를 강제로 폐차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의 미래에 내연기관 자동차의 대체제로서 수소전기차, 혹은 전기차가 도입되는 것은 이제 불을 보듯 뻔한 미래이다.
우리나라에도 수소전기차와 전기차가 개발되고 보급되어 판매되고 있으며, 보조금과 세금, 통행료 등 다양한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보면 이상하리만큼 그 수가 적다. 그리고 그 이유 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충전의 어려움이다. 필자가 보기에는 출산율 대책이라면서 출산보조금만 남발하면서 왜 출산율이 안 늘어나는가를 걱정하는 것과 비슷한 문제점이라고 보인다. 실제 출산 후에는 당장 어린이집부터 왜 이렇게 경쟁이 치열한지 치가 떨린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예약을 걸어놓고, 그래도 안 되어서 노심초사해야 한다. 그 밖에도 육아휴직, 경력단절, 출산도우미나 어린이집의 학대사건 등 사회적 인프라의 부족이 출산율 저하의 진짜 문제이다. 보조금은 문제 해결대책이 아닌 것이다(출산을 할 경우 보조금은 정말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고 싶어서 출산을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아래의 문장 중에 이상한 점을 찾아보자.
"가구를 샀다. 집은 좀 있다가 사야지"
"비행기를 샀다. 활주로는 나중에 만들지 모"
수소전기차와 전기차가 정말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편리'해야만 한다. 아무리 보조금을 주고 세금을 감면해주고, 통행료를 인하해주어봤자, 충전을 할 수 없다면 그 차는 골칫거리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2035년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못 팔게하면, 저절로 충전소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날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필히 혼란스러운 과도기를 거쳐야 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수소전기차와 전기차 충전소를 지금부터 차곡차곡 늘려 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충전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점에서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첫째, 혐오시설 인식
부산동구와 서울 강남구 일부 주민은 수소충전소 곤립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반대주민들은 도심지역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 "수소폭탄" 이라는 용어로 인해 수소에 대한 위협적인 이미지가 생긴 것도 사실이고 수소가 폭발할 위험성이 염려된다고 한다. 부산동구 주민들은 마찬가지로 수소의 위험성을 염려하고 2030 월드엑스포 유치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기차 충전소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한 때는 전자파가 나온다며 전기충전소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러가지 의견이 있지만 핵심은 충전소가 "혐오시설" 이라는 것이다.
사실 확률로만 보면, 수소충전소가 폭발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주유소나 LPG 충전소에 비해 가능성은 매우 적다. 그럼에도 폭발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못하지만, 이미 운영되는 핵발전소나 주유소, LPG 충전소를 생각하면 다소 의아하다.
둘째, 충전시간의 불편함
수소전기차 넥소의 경우 한대 충전하는데 5분 정도 소요된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내연기관차를 이용하다가 바꿨을 경우 상당히 답답한 느낌이 들 것은 확실하다. 게다가 정확히 5분만에 충전을 할 수도 없다. 차에 비해 충전소가 모자르다 보니 1시간 이상씩 대기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라면 충전할 때마다 1시간 이상씩 대기해야 하면 절대로 그 차 구입안한다. 전기차는 더 심하다. 전기차는 충전방법과 스펙에 따라 충전시간이 다르지만, 내연기관차에 비해서 엄청나게 긴 시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전기차의 경우에는 충전소의 규격도 통일되지 못했다. 브랜드별로 차와 충전기를 연결하는 장치의 규격이 다르다 보니 브랜드별로 다른 충전기를 찾아 헤매거나 호환성을 위한 장비를 구매해야 하거나, (가장 큰 문제) 잘 안 맞는 장비를 억지로 맞출라고 하는 경우등이 생긴다. 게다가 최근 전기차 충전요금이 급등하고 있다. 전기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전기차의 연비가 내연기관차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면 전기차를 선택하는 수요는 감소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 막무가내 뒤죽박죽 도입
경기도 시흥시의 경우, 시흥시 내에 수소충전소가 없는데 수소전기차를 관용차로 도입했다. 가까운 안산시 충전소는 소요시간이 40분 가량 걸리고, 인천시 충전소는 45분 이상이 걸리는데 고속도로 통행료도 내야 한다. 시는 "차량 운행방향을 충전소가 있는 방향으로 잡아서 동선을 최소화해 운영할 예정"이라는 이상한 대책을 얘기하고 있다. 물론 관내에 수소충전소 유치를 원하는 민간업체와 협상중에 있다고는 하는데, 아무래도 일의 순서가 뒤바뀐 느낌이 강하다.
인천의 경우 인천공항 1호 수소충전소가 있는데, 운영방법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면 이거 혹시 가짜뉴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의아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인천공항공사의 수소전기 셔틀버스만 이용가능하도록 해 놓아서, 일반 수소차 이용자들은 이용할 수 없도록 해 놓은 것이다. 사실상 평일은 6시간, 주말은 4시간만 이용이 가능하여 그림의 떡 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는 수소 충전기의 디스펜서가 1개 밖에 설치되지 않아서 불가피하다는 것인데.... 애초에 이렇게 만들면 해당 문제가 불거지리라는 것을 정말 예상하지 못했는지 의아하다.
조만간 인천공항 제2여객 터미널에 수소충전소가 완료되면 이 문제가 다소 완화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수소버스를 추가 도입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에..... 과연 이 문제가 완화될지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이대로라면 인천 영종도 주민들은 수소충전을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통행료를 내고 충전을 하러 가야 한다(영종도에 자동차가 출입하는 영종대교는 일반승용차 6600원, 인천대교는 5500원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왕복이면 이게 얼마야).
전기차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요즘은 심심찮게 여기저기서 전기차 충전소가 보이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전기차 충전의 요금이 급등하는 것도 문제이고, 충전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다 보니 한대라도 충전하고 있다면 별다른 수 없이 운전대를 돌려야만 한다. 우버나 카카오택시에 사용하는 IT 기술을 활용해서 충전이 필요할 때 빈 충전소로 네비게이팅해주는 그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거 같은데..... 이것도 전기차의 보급과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당장은 기대할 수조차 없으며 그를 뒷받쳐줄 충전소의 갯수도 부족하다.
넷째. 주요소의 전환 곤란
사실상 가장 간단한 방법, 이미 운영중인 주유소나 LPG 충전소가 그 역할을 겸하거나 업종 전환을 하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솔직히 불가능하다). 주유소나 충전소는 토지정화비용 등으로 폐업을 하거나 업종 전환을 할 때 1억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민간업자가 해당시설을 갖추는데 드는 비용, 특히 수소의 경우에은 쉽게 산출할 수조차 없다. 1억원의 폐업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지 못해서 방치되는 유령주유소는 전국에 약 400개가 넘는다고 한다. 방치가 아닌 울며 겨자먹기로 운영되는 주유소도 상당하리라는게 필자의 예상이다. 적어도 수소충전소나 전기차충전시설로 변경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이 비용을 지원 혹은 면제해주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는 없는 것일까?
결론.
이미 전기차나 수소차를 픽업해서 충전해 주는 아르바이트가 성행하고 있다. 창조경제라고 볼 수도 있고, 틈새시장을 영리하게 파고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절대로 아니다.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충전소가 많아지는 것이다 (물론, 충전시간도 감소시켜야 하지만, 이는 기술적인 문제이다).
필자에게 2002년 월드컵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한 손에 잡힐듯한 기억인데 그게 벌써 20년 가까이 된 과거이다. 2035년은 생각보다 금방 다가올 것이다. 그 때 가서 부랴부랴 대책을 발표하면서 지난 10여년 동안 모했냐고 욕먹고 싸우고 하느니 지금부터 착실히 대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본래 내년쯤 차를 구매하고자 계획했고, 친환경차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자 했는데, 상기의 문제들을 보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타던차를 아껴서 계속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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