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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지구를 살리는 기술 3 - 스마트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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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구를 살리는 기술1>에서 <인공배양육>을 다뤘었다. 왜 이 기술이 인간과 지구를 살리는 기술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느꼈다. 핵심은 지구의 생태계가 지금의 인구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인 인구곡선을 한번 살펴보자. 현재의 인구는 태고적부터 존재했던 모든 인구의 1/4에 달한다. 여태까지 지구에 살았던 모든 인간의 1/4이 현재 살아 있는 것이다. 지구의 생태계는 이 많은 인간을 다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확실하다.

 

지구의 인구 증가 곡선. 태고적부터 현재까지 살았던 모든 인구의 1/4이 현재 살고 있는 사람이다. 어쩌면 현재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출생률 저하는 이에 대한 반작용일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구를 위해서 인간의 수를 줄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과거에도 똑같은 문제에 부딪쳐서 이를 해결한 경험이 있다. 인간이 먹이사슬의 정점에 서서 인구가 증가했을 때, 최상위 포식자(인간)의 수가 많아져서 생태계는 위태로워졌는데, 인간은 먹이피라미드의 아랫부분을 기술력으로 확장시킴으로서 안정적인 모양의 먹이피라미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 때의 기술력은 바로 농경과 목축이었다.

 

2차 산업혁명 이후 다시 인간의 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먹이 피라미드는 다시 불안정해졌다. 이 때 인간은 다시 기술력으로 인간개체수를 감소시키지 않고도 안정적인 먹이피라미드를 구축하는데 성공한다. 비료의 개발로 농경 생산성은 획기적으로 늘어났으며, 항생제를 사용함으로서 밀집된 공간에서 생산성이 높은 목축이 가능해진 것이다.

 

인간이 최정점에 있는 먹이사슬 피라미드. 최상위 포식자의 숫자가 적어야 피라미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데, 인간의 숫자는 계속 증가하여 먹이사슬 피라미드가 붕괴될 정도가 되면, 인간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를 극복하였다. 파란색은 농경과 목축에 의해 늘어난 하위 먹이사슬의 생산성 증가를 뜻한다. 하늘색은 비료와 항생제 개발에 의해 늘어난 하위 먹이사슬의 생산성 증가를 뜻한다.  

 

 

이로 인해 다시 인구가 증가했고 먹이피라미드는 또 다시 위태로워졌다. 이제 인간은 불안정한 먹이피라미드를 안정시키기 위해 또 다시 선택을 해야한다. 인간의 개체수를 감소시켜 안정시킬 것인가, 아니면 과거 사례처럼 기술력으로 극복할 것인가?

 

 

인구수를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의 개체수를 인위적이며 도덕적으로 줄일 방법은 없다. 어벤져스;엔드게임, 킹스맨 등 이를 다룬 작품들이 있는데 인구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려고 하는 쪽은 언제나 악당이다. 현실세계에서는 그 어떤 위정자도 인위적으로 인구수를 줄이자고 하지 못할 것이다. 인구를 줄이는 다른 방법은 출생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하지만 출생율이 줄어서 문제라고 난리를 치는 현실에서는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유일한 해결책은 먹이사슬 피라미드 아래쪽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 

 

인구가 많아서 걱정이라는 얘기는 필자와 같은 일부 과학자들만이 할 뿐, 누구도 경청하지 않는다. 오히려 출산율이 떨어져서 나라가 없어진다는 둥 지구의 생태계는 뒷전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어 먹이피라미드가 붕괴되면, 인간의 개체수는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고, 위정자들이 강조하듯이 나라와 민족과 경제가 파탄날 수밖에 없다.

 

항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과학기술이다, 아니 과학기술일 수밖에 없다. 이번에도 우리 과학기술인들은 먹이피라미드를 안정화시킬뿐더러, 인구를 감축시키지 않아도 되는 기술 2가지 (인공배양육과 스마트팜)를 제시하고자 한다. 인간이 지구와 공존할 의지가 있다면, 이 기술들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앞서 다뤘던 인공배양육은 고기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이 될 가능성이 아주 유망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농경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늘일 수 있는 기술인 <스마트팜>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스마트팜은 사실 원리가 복잡하지 않다. 이론적으로는 기존의 농경과 완벽하게 동일하다. 식물이 가장 잘 자라는, 다시 말해서 가장 광합성을 잘하는 조건을 LED 조명으로로 조성해주고, 수경재배를 하는 것이다. 원리는 쉽지만 빛의 조절, 물의 순환 및 영양분 공급 등을 최적화하려면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이 기술의 장점은 기존에 땅에서 기르던 작물을 아파트처럼 층층히 쌓아서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통제된 환경에서 수확하기에 용이해서 농약 없이도 농사가 가능하다. 더 친환경적이고 생산량이 높은 작물 수확이 가능한 것이다.

 

필자는 최근에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이케아>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이 때 생산된 채소로 샐러드를 만들어서 판매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마트팜 운영되는 모습도 외부에서 관찰가능하게끔 조성되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스마트팜 샐러드를 체험해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사진처럼, 층층히 쌓은 시설에서 위생적으로 채소를 길러서 생산하고 있었고, 이를 바로 샐러드로 조리해서 파는 메뉴도 있었다. 필자도 이를 사먹기 위해 줄을 섰는데................... 모태육식인인 필자는 그만 목적을 망각하고 돈까스를 사먹고 말았다. 포스팅 망함. ㅠㅠ. 이 와중에 돈까스 정말 맛있음.

 

이케아(IKEA)의 스마트팜 수경제배 시스템. LED 광원으로 광합성을 유도하고, 자동으로 영양액이 섞인 물이 자동급수되는 수경제배 시스템이다. 시스템이 외부 병충해가 침입할 수 없는 시설 내에서 유지된다. 이렇게 제배된 작물을 이용한 샐러드를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 

 

그러다가 동네 상가에서 <송도갈매기>라는 체인점식당을 발견했다. 필자가 인천에 살 때 몇 번 가본 고기집으로 기억하는데, 송도갈매기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있었다. 원리와 겉모습은 <이케아>와 동일했다.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고기를 먹으면서 곁들일 <쌈채소>로 스마트팜 수확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고기를 먹으면서 겸사겸사 맛볼 수 있다니 이런 기회를 놓칠 수가 있나.

 

고기집 프랜차이즈인 <송도갈매기> 매장 내 스마트팜 수경제배 시스템. 원리는 이케아와 동일하다. 원리만 아니라 설비도 같은 업체에서 제작한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사하다. 이렇게 제배된 작물은 우리나라에서 고기요리를 먹을 때 필수적으로 따라오는 쌈채소로 서빙된다. 

 

1인분에 만오천원 하는 메뉴인 매콤돼지쌈밥을 주문해서 먹었다. 쌈채소는 아래 그림과 같이 써빙되었다. 채소는 전체적으로 일반 쌈채소에 비해 굉장히 부드러웠다. 어린잎채소를 수확했기 때문이라는데, 채소 특유의 쓴맛은 전혀 없어서 굉장히 맛있었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어린잎채소를 빠르게 수확해서 그런지 일반 쌈채소에 비해 크기가 작았다. 일반 쌈채소가 색종이 크기 만하다면, 스마트팜 쌈채소는 학종이 크기 만하다. 크기가 작아서 고기를 싸먹는다는 느낌보다는 곁들여서 먹는다는 느낌이었다. 만약 샐러드로 먹는다면 어차피 토막쳐서 먹으니깐, 이것조차도 단점이 되지 못할 거 같다.

 

맛도 좋고, 무농약이니 건강에도 좋다. 도저히 안 먹을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필자는 근무하면서 공동연구를 위해 간혹 외부기관의 과학자들과 미팅을 가지는데, 우리쪽에서 미팅하는 날이면, 어디에 가서 식사할지가 늘 고민이 된다. 다음에 식사할 곳은 바로 여기로 결정했다.

 

오른쪽 사진에 정갈하게 써빙되는 쌈채소가 보인다. 어린잎 위주로 구성되어서 쓴맛이 없고 부드러우며, 무농약이라 건강에도 좋다. 다만 일반 쌈야채에 비해서 크기가 다소 작았는데 이는 생장율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어린잎을 제배하기 때문이 아니다. 

 

이번 포스팅에는 <이케아><송도갈매기>가 등장한다. 처음부터 긍정적인 포스팅을 목적으로 했으나, 양측 모두에서 필자에 대해서 밝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인 신용카드로 결재하고 당당하게 식사했음을 밝힌다. 인공배양육 기술도 조만간 이러한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제배(?)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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