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건수는 현재 인구 천명당 6건이다. 1995년 13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하는 중이다. 1995년에 비해서 혼인율이 46% 감소하였다.
이 기간동안 남자의 초혼연령은 29.3세에서 33.2세로 높아졌고, 여자의 초혼연령은 26.5세에서 30.8세로 높아졌다. 남여모두 평균 30대에 접어들은 것이다.
이혼율은 약간 떨어졌다. 2000년대 초반 인구 천명당 3.4건에서 현재 2.1건이다. 하지만 혼인건수의 감소를 고려하면 비율적으로는 이혼율이 1.34배 증가한 것이다.
출산율은 자극적인 뉴스로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감소하다가 2020년에는 0.84로 줄어들었다. 근 10년을 살펴보면 최고치가 1.297로 애초에 높은 편이 아니었다. 가임여성 1명당 출산하는 아이가 0.84명이라는 소리다. 혼인율이 적으니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이 줄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출산율의 문제는 결국 혼인율의 문제이다.
혼인율이 높아지고, 초혼연령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1인가구의 가정수가 증가할 수 발에 없다. 가정은 1인 가정, 2인 가정, 3인 가정 등 사람수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체 가구중 1인가구의 비율이 2010년 15.8%에서, 2015년 21.3%, 2020년에는 30.4%로 2배 가량 증가하였다.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변모한 후 다시 단독가구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결혼을 하고 출산은 하지 않는 가구의 수도 많아서 2인 이하 가구는 62.1%, 즉 2인가구의 수는 31.5%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7명으로 2011년보다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OECD 1위로 하루 평균 36.1명이 자살한다 (통계에 따라 리투아니아와 러시아가 더 높은 경우도 있다 그래도 상위권인 것만은 확실하다).
혼인을 하지 않고, 최대한 미루고 1인 가구를 이루어서 살며 자살율이 높다는 것은 서로 어떤 연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어떤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면, 각자 따로 다룰 문제가 아니지 않을까.
필자는 사회과학자가 아닌 자연과학자이기 때문에 위 현상에 대한 사회과학적인 이유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통계치를 자주 접하는 과학의 특성상, 상기의 현상들이 서로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만은 과학적으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출산율 대책, 1인 가구에 따른 부동산 대책 등, 각자의 문제에 대해서만 바라보고 정책을 세울 뿐, 위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미약하다. 한때 [인구청] 이라는 기관을 신설해서 위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결하고자 했는데, 무산되어 버렸고 이후에는 종합적인 해결에 대한 시도조차 없는 듯 하다.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원인은 행복이다. 우리나라는 행복지수가 62위로 매우 낮은 편이다. (부탄은 생복지수 1위 나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가짜 뉴스이다. 부탄은 단 한번도 행복지수 조사에 참여한 적이 없기 대문에 통계 자체가 없다).
경제규모로는 10위권에 있는 나라가 행복지수는 62위이다. 그만큼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다. 행복한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에 결혼을 거부하고, 출산을 하지 않으며, 결혼을 하고도 이혼을 하며, 1인 가정으로 살아가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문제를 개별 문제로 파악하고 대책을 세운다면 이 문제는 끝내 해결하지 못하고 막대한 세금만 축내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당에 상관없이 역대 정권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문제인식만큼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부디 좋은 대책을 수립한 후 정권이 바뀌어도 정책의 연속성을 가지고 이 문제를 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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