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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OECD 1위 시리즈 - 자살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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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는 기분 좋다. 하지만 하필이면 자살율 1위라니....

 

다행히 부동의 1위는 아니다. 2018년도 이후에는 리투아니아가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리투아니아가 2018년에 OECD를 가입했기 때문에 갑자기 떠올랐나 싶지만, 원래부터 자살율이 높은 나라였다.

 

리투아니아와 1위를 치열하게 다투긴 하지만, 역시 우리나라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일본보다 1.5배 가량 높고, 중국, 홍콩과 폴란드, 미국보다 2배 높다. 바레인이나 그리스보다는 무려 10배 앞선다. 전체 OECD 평균치의 2배 이상이다. 

 

심지어 대한민국의 자살율은 높은 확률로 외상성스트레스 증후군을 겪을 미국 참전군인보다도 높다. 10대와 30대의 경우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노인자살율은 다른 질병에 밀려서 그렇지, 실상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엄청나게 높다. 만약 노인자살율 통계를 따로 집계한다면, 이것 역시 1위일 것이 자명하다.

 

 

사실 1980-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자살율은 낮은 편에 속했다. 2000년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여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특히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동안 2배로 늘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많지만, 외국 그리고 OECD가 분석한 이유는 2가지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을 바라보듯이 저들도 나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터이다.

 

첫째, 우울증 치료율 및 진료, 진단율이 현저기 낮다는 점이다. 이에 따른 심리치료도 거의 없다. OECD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우울증 치료를 가장 받기 어려운 나라] 이 다. 중증도 이상의 우울증의 경우 미국은 치료율이 66.3% 인데 한국은 11.2%이다. 1/6 수준이다. 이에 비례하여 한국의 자살율이 미국보다 훨씬 높다.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정말 심각하다. 경제력이 세계 145위인 르완다의 우울증 치료 성적마저도 우리나라보다 좋다. 

 

둘째, 출생률 하락이다. 엄밀히 말하면 선후가 잘못되긴 했지만 말이다. 출생률이 하락해서 자살율이 높은게 아니라 자살율과 연관관계가 있는 우울증 때문에 출생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출생율이 떨어지는 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우울증이 크게 한 몫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일단 시기적으로 자살률이 크게 상승한 시기와 정확히 맞물려서 출생률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우울증 치료 성적은 형편없는데, 성인인구 3명중 1명이 우울증이다. 그렇다는 말은 부부 중 한쪽 혹은 모두가 우울증 환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성인 한명이 우울증일 확률이 33% 라면, 부부 양쪽 모두가 우울증일 확률은 44% 라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려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출산을 생각하고 실천하겠느냔 말이다. 

 

우리나라는 거의 유일하게 비정신과 의사의 항우울제 처방이 60일 처방 제한에 걸려있다. 이게 우울증 치료 성공률과 얼마나 연관이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정신과 계열의 병일수록 스스로 병원에 가기 힘들다는 점과 우리나라에서 유독 높은 정신과 거부감으로 미루어 보면, 60일 처방 후 환자가 병원에 재방문해 다시 처방을 꾸준히 받는다고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거 같다. 가정의학과나 동네병원에서도 항우울제를 처방할 수 있어야 되지 않나 싶다. (이 부분은 필자가 전문가가 아님을 참고해 달라, 하지만 60일 처방의 근거를 필자가 어떤 논문과 학회지를 찾아봐도 찾을 수는 없었다)

 

추신1. 여러 원인에도 불구하고, 상식적으로 총기 소유/사용이 자유로운 미국보다 자살율이 2배나 높다는게  이상하다.

 

추신2. 10대 사망원인 1위는 계속 자살이었지만, 2014년에는 예외였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10대 사망율 1위가 운수사고로 바뀌었다.2015년에는 다시 자살이 1위로 바뀌었다.

 

추신3. 노인 사망율 1위는 암이다. 3명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한다. 그 뒤로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 있다. 자살은 주요 사망원이 아닌거처럼 보인다. 하지만 질병에 밀려서 그렇지 외국과 비교하면 자살자의 수가 엄청나게 높다.

 

추신4. 자살원인 통계가 존재하긴 한다. 다름아닌 경찰청 변사자 통계이다. 하지만 이 통계는 사인 혹은 동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우리가 생각하는 원인이 나오지 않는다. 가령 자살원인 1위는 정신적/정신과적 문제로 나오는데, 왜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는 것이다. 그 밖에 육체절 질병문제, 가정문제, 업무상의 문제, 남녀 문제, 사별문제 등이 있는데 이 모두 정신적/정신과적 문제가 생길만한 것들이다. 그러니 분류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거 같다 (물론 경찰의 업무 프로세스 상으로는 맞다. 다만 자살의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려는 학술적 관점에서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추신5. 자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9.4억원으로 짐작된다. 흡연 14조원, 음주 20조원, 비만 11조원보다는 적지만, 크게 적지는 않다. 달리 말하면 자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흡연, 음주, 비만에 육박하고 있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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