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세계에 2개뿐인 현대판 노아의 방주가 있다.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상상해서 재현한 그런 것이 아니다. 실제로 대재난에 대비한 과학적인 노아의 방주가 대한민국에 존재한다. 일명 “씨드볼트” 이다.
X 이벤트라고 하는 사건이 있는데, 확률은 아주 작지만, 벌어졌을 경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하는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면 원자력 발전소 안전사고가 있다. 원전이 사고가 날 가능성은 아주 작지만 만약에 사고가 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들 대비해야 한다. 지구의 종말도 일종의 X 이벤트였지만, 왠지 요즘에는 그런거 같지도 않다. 당장 내일 종말이 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언제 어떤 형태의 종말이 닥쳐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그림1).
종말이 닥친다고 해서 인간이 한순간에 모두 다 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대비책은 필요할 것이다. 지하에 방공호를 만들고 산더미같은 식량을 쌓아놓는 것은 효과적인 대책이 아니다. 언젠가는 다 먹어버릴 식량과 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아봤자 시한부 인생일 뿐이다. 게다가 아무리 보존성이 좋아도 식량은 상하기 마련이다.
언젠가는 동나거나 부패할 식량, 동물도 식물도 없는 세상에서 살아남은 인간은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도대체 어떻게 해여 할까? 설령 가축이 살아 있다고 해도, 먹일 사료가 없는 이상 식량 경쟁자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의 방법 밖에 없다. 식물 생태계를 재구성해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드볼트가 존재한다. 종자 혹은 씨앗이라는 뜻의 Seed, 금고라는 뜻의 Vault 가 합쳐진 씨드볼트는 기후변화나 전쟁, 핵폴발 등 예기치 못한 지구차원의 대재앙에 대비하여 식물의 멸종을 막는 목적으로 종자를 영구적으로 보존하는 시설이다. 전 지구적인 대재앙이 일어난다고 해도, 시드볼트에 저장되어 있던 종자로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 단 2개만 존재하는데, 하나는 노르웨이의 스피츠베르겐 섬에 2008년 2월에 설립되었고, 나머지 1개는 대한민국 경상북도 봉화군에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 라는 이름으로 2015년 12월 설립되었다.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는 2021년 3월 31일 기준 239과 1493속 4751종 95935점의 씨앗이 영구적으로 저장되어 있다. 봉하는 예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이름이 높다. 조선시대에도 이곳에 실록을 보관하는 곳이 있었다. 주변이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빙하가 모두 녹아도 이곳만은 침수되지 않는다. 지진기록도 가장 적은 편에 속하고, 시드볼트 자체도 안전하게 지어졌다. 지하 46m에 천장은 돔 모양이며, 두께 60cm의 강화콘크리트와 3중 철판구조가 사용되었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내진설계 자가발전기가 2대 운용되고 있으며, 국가보안시설로 관리받고 있다. 웬만한 폭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진도 7 정도의 지진에도 끄떡 없다.
기탁받은 씨앗은 깨지거나 바이러스, 곰팡이 감염된 씨앗을 골라낸 후, 발아조건을 확립하여 기록한 뒤, 2℃에서 2주간의 적응기간을 거친뒤, -20℃, 습도 40도에서 영구보존된다. 그래도..... 이 씨드볼트를 실제로 써먹어야 할 상황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있을 때 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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