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학

연구 부정사건 3개

728x90
반응형

1. 황우석 사건

 1980년대에 처음 알려진 줄기세포는 2000년대 초반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어떠한 세포로도 분화할 수 있는 소위 만능성으로 인하여, 줄기세포는 대중들에게 큰 기대를 받아 왔다. 대중들은 줄기세포가 조만간 모든 난치병을 정복하는 만병통치약으로서 곧 상용화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연구자들도 질세라 앞다투어 줄기세포의 장밋빛 비전을 제시하면서, 엄청난 연구비를 따내고, 줄기세포는 생명과학을 선도하는 연구분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곧 줄기세포 분야는 엄청난 시련을 맞이했다. 줄기세포 분야의 스타과학자였던 서울대의 황우석 박사가 세계적인 과학잡지 <Science ; 싸이언스>에 투고한 논문이 의혹에 휩싸여 <Science ; 싸이언스>가 해당 논문들을 취소하기에 이르렀고, 황우석 박사는 교수직에서 파면되었다. 이후 해당 연구팀의 연구비 유용으로 2명의 교수가 직위해제 되고, 난자를 기증받는 과정에서의 윤리적 문제가 제기되었다. 논문 부정행위 자체는 대체로 인정되나 현재까지도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연구비 유용이나 난자기증과정에서의 윤리논란은 해당 연구팀을 더욱 궁지로 몰았다.

 이는 비단 황우석 연구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줄기세포 분야 자체가 커다란 타격을 받은 것이다. 당시 본인은 석사과정 1학기로 줄기세포 분야에 첫발을 내딛던 차였는데 엄청난 타격을 온 몸으로 느꼈다. 안정적으로만 보였던 막대한 연구비는 사정 없이 쪼그라들어서 석사과정 학생에게 줄 인건비마저 간당간당했고, 가족친지들은 아직 늦지 않았으니 연구분야를 바꾸라고 조언했다. 우리 연구실은 황우석 교수연구팀과 다르다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 없었다. 한 과학자(혹은 그의 연구팀 전체)의 잘못을 해당 연구분야 과학자 전체가 같이 연대책임을 지는 상황이었다. 당시 줄기세포 분야에서는 한국인 과학자가 국제 과학잡지에 논문을 투고하면 심사과정에서 무조건 탈락한다는 괴담마저 유포되고 있었다.

 

이러한 암흑기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줄기세포를 연구하여 무사히 석사과정을 2년 만에 마치고 박사과정으로 넘어갔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서히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고, 당시 본인의 지도교수님은 다시 제 기량을 발휘하여 국가과제 연구비도 따오고, 연구논문도 출판하기 시작하면서 암흑기를 극복했다. 

 

2. 오보카타 히루코 사건

 2014년 일본판 황우석 사건이라고 불리는 오보카타 히루코 사건이 벌어져서 또 다시 줄기세포 분야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오보카타 히루코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Nature ; 네이처> 에 세포배양액을 홍차 정도의 약산성으로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역분화줄기세포를 만들어 냈다고 발표하였다. 당시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일본 언론은 오보카타 히루코를 온갖 자극적인 기사로 다루면서 스타로 등극하였고, 신야 야마나카에 이어 노벨상 후보로까지 거론되었으나, 곧 허위로 밝혀졌다. 너무 쉬운 실험 방법으로 인하여 전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재현을 시도하여 모두 실패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에는 신야 야마나카라는 거물급 스타과학자가 건재하여 국내에서처럼 분야 전체가 타격을 받지는 않았고, 아직까지도 일본이 줄기세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3. 보이루 사건

 나는 이것을 연구부정 사건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유투버 보겸과 윤지선 박사 사이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인터넷 검색으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보겸은 실명을 내걸고 방송하는 몇 안되는 유투버 중에 한명이다. 즉 보겸 이라는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신(조부모님일 수도 있고....) 이름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보겸+하이루 라는 말을 여혐단어로 윤지선 박사가 명시해 버린 것이다. 여러 논란과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이것이 왜 연구부정인지만 다루어 보도록 하자. 

 

 먼저 문제가 된 부분은 주석이다. 논문에 적는 글은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사실>이 있을 수도 있다. <사실>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에는 <~에 따르면 이러이러하다> 라고 근거를 적어서 사실화 시키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는 어떤 분야의 논문이건 다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석은 의견이 아니라 사실만 적는 곳이다. 사실이 사실로 확인되기 어려울 경우 그 출처라도 확실히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주석을 읽어보면서 도대체 보이루 라는 말이 어떻게 여혐이라고 사실화 시켜 놓은 것인지 그 근거가 제시되어 있지 않다. 한 분야에서 박사까지 한 사람이라면 이를 모를리가 없기 때문에 근거가 있다면, 분명히 제시했을 것이다. 논란이 된 이후에조차도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계속 피하거나 다른 말만 한다. 십중팔구 근거가 없는 것이다. 

 논문이 실린 철학연구회도, 철학연구회를 인증해준 한국연구재단도 모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철학연구회는 논문에 대한 학술적인 것은 논문으로 반박하라고 한다. 유투버 보겸이 어떻게 철학연구회에 논문을 제출할까? 그리고 제출하면 받아주기나 할까?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논문을 작성하는 것은, 과학논문에서 데이터를 조작해서 논문을 조작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굉장히 큰 연구부정사건이다. 명예에 대한 건 법정에서 다룰 수 있지만, 조작된 논문이라는 것은 따로 학계에서 다루어야 할 일인 것인데, 철학 학계(철학연구회)가 이 사건을 가볍게 보고 있는 거 같아서 안타까울 나름이다. 이쯤 되면 철학자들의 입장발표라도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없다. 철학자분들... 입장이라도 좀 알려주시죠~

 

 

 

 

 

728x90
반응형